최근 불가리아에서 발견된 바이올린은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씨가 분실했던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김씨가 3년 전 영국 런던에서 잃어버린 바이올린의 행방이 다시 오리무중으로 빠져들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불가리아 경찰이 이달 초 범죄 조직을 수사하던 중 발견한 스트라디바리우스를 감정한 결과 스트라디바리의 서명이 있기는 하지만 100년이 채 안된 훈련용 복제품인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고 27일 보도했다.
김씨가 분실한 바이올린은 이탈리아 악기장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1737)가 1696년 제작한 것으로 전세계에 450대 밖에 없으며 가치는 120만파운드(약 2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2000년 75만파운드에 이 바이올린을 구입한 김씨는 2010년 11월 런던의 유스턴역에서 샌드위치를 사기 위해 잠시 내려놓았다가 도난당했다. 당시 10대 공범과 함께 악기를 훔쳤던 아일랜드 여행객은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바이올린의 행방에는 침묵하고 있다. 보험회사는 바이올린 회수를 위해 포상금 3만파운드를 내건 상태다.
여섯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한 김민진은 열세 살 때 베를린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하는 등 일찍부터 이름을 날렸다.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도난당하거나 잃어버린 음악가는 김씨 말고도 여럿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첼리스트 요요마는 1999년 뉴욕의 택시에서 스트라디바리가 만든 첼로를 놓고 내렸다가 곧 되찾았다.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에리카 모리니는 1995년 뉴욕의 집에 뒀던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도둑맞았다.
한편 영국 국적을 지닌 김씨는 바이올린 도난 사건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그는 최근 소니뮤직코리아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바이올린 도난 사건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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