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좋은데 속궁합이 안 맞으면 사랑이 가능한가요?"(26일 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자' 방송 중 김희선 발언)
"사실 수혁씨가 엉덩이는 대한민국 최고에요. 바가지 두 개를 딱 엎어놓은 것 같아요."(25일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방송 중 신동엽 발언)
'19금 토크'와 '섹시 코드'가 대한민국 TV를 휩쓸고 있다. 케이블TV는 물론이고 지상파 방송까지 나서서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으로 시청자를 자극하고 유인한다. 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는 이른바 색드립(야한 성적인 표현)의 제왕으로 불리는 신동엽과 탤런트 김희선이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나의 변태지수가 100점 일 때'라는 주제로 방영된 12일에는 탤런트 소이현이 "종종 한강에 나가 술을 마시며 다른 커플들의 애정행각을 몰래 지켜본다"며 "중3때 야동을 처음으로 봤다"고 고백했다. 뿐만 아니라 KBS 2TV'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MBC '라디오스타' SBS '자기야'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도 경쟁적으로 '19금 토크'를 선보이고 있다.
19금 콘텐츠의 원조로 꼽히는 케이블 tvN의 라이브코미디쇼'SNL 코리아'에 대한 성인 시청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 9일 코미디언 이영자가 출연해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패러디 한'그 겨울 바람이 분단다'의 경우 유투브를 비롯한 각종 사이트에서 검색어 상위에 링크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시각 장애인인 주인공 오영(송혜교) 역을 맡은 이영자는 실제 드라마에서 조인성이 연기하고 있는 오수 역을 맡은 신동엽의 몸을 천연덕스럽게 더듬는 연기를 선보였다. 배우 최여진이 출연해 관능미로 닥터 이블을 꼼짝 못하게 만든다는 내용을 선보였던 23일 방송분의 경우 순간 시청률 3.9%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시청자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회사원 이성주(35)씨는 "요즘 사회 흐름을 볼 때 방송에서 적당한 수준의 성적 농담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주부 박은숙(56)씨는 "온 가족이 함께 보는 경우가 많은 지상파 방송에서 야한 이야기기가 나오면 민망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프로그램의 다양성 확보와 성인 콘텐츠 수요 충족 등을 감안하더라도 심의 기준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방송사는 자체 심의를 통해 프로그램을 모든 연령 시청 가능부터 7세 이상, 12세 이상, 15세 이상, 19세 이상의 5개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화신-마음을 지배하는자'와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의 경우 15세 이상 관람 등급 판정을 받았다.
tvN'SNL 코리아'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안상휘 CP는 "'SNL 코리아'의 경우 작가부터 제작진에 이르기까지 5, 6회에 이르는 자체 검열을 하고 생방송 당일 리허설을 통해 관객 반응을 통해서 필터링을 하는 등 수위를 넘지 않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며 "지상파 프로그램처럼 토크를 통해 성적인 부분을 풀어내다 보면 대중들이 낮 뜨겁게 느낄 수도 있어서 이를 코미디를 통해 순화하고 직설적인 표현 대신 간접적으로 잘 포장한 점이 시청자에게 어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프로그램 제작을 맡고 잇는 유성모 PD는 "지상파 프로그램들이 앞다퉈 19금 소재를 다루고 있는 듯 하지만 결코 '수위'로 승부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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