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의 깨달음은 말이나 글로 전하지 않는다는 불립문자(不立文字) 전통에 따라 붓을 거의 들지 않았던 선승(禪僧)들의 글씨와 그림 800여점이 일반에 공개된다.
(재)선원수좌복지회는 다음달 24일부터 5월 2일까지 서울 견지동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간화선 중흥을 위한 선서화전’을 연다.
세계 불교계에서 유일하게 선 전통을 온전하게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 불교 간화선(看話禪)을 대중화하고 세계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마련됐다.
출품작으로는 경봉 청담 서옹 성철 월하 혜암 탄허 원담 석주 월산 스님 등 한국 근현대 불교를 대표하는 선승들의 글씨와 그림들이다. 불교계에서 ‘북전강 남향곡(北田岡 南香谷)’으로 불리는 전강 스님과 향곡 스님의 선서화도 나와 눈길을 끈다. ‘걸레 스님’으로 유명한 중광 스님의 그림도 걸린다.
특히 지난해 입적한 중요무형문화재 제118호 불화장(佛畵匠) 석정 스님의 작품 400여점이 전시된다. 석정 스님은 40권을 완간하는 등 불교회화의 최고봉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원수좌복지회 대표이사 의정 스님은 “간화선은 21세기의 대안사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이번 선서화전을 통해 무위진인(無位眞人)을 지향한 선사들의 진면목을 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선서화전이 열리는 기간 매일 오전 10시30분 조계사 대웅전에서 진제 종정을 비롯해 고우 대원 도문 무여 설정 월탄 현기 혜국 스님 등 우리 시대 대표 선지식 9명이 릴레이 법문을
한다.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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