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치매 노인이 죽은 딸의 시신과 2주간 생활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김모(74)씨의 서울 구로구 구로동 다세대 주택에서 김씨의 딸 김모(46)씨가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구로구청의 사회복지사 A씨는 25일 오후 "동네 치매 할머니가 배고프다고 돌아다닌다"는 이웃의 신고를 받고 김씨의 집을 찾았다가 김씨의 딸이 화장실에 숨져 있는 것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김씨는 옷을 모두 입은 채로 화장실 바닥에 반듯이 누워 이불을 덮고 있었고 식탁에는 만든 지 3~4일 정도 지난 죽이 놓여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의 상태로 봤을 때 사망한 지 2주 정도 지난 것 같다"며 "30년 정도부터 치매를 앓아 온 김씨가 딸이 죽은 것도 모르고 이불을 덮어주고 죽을 쑤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숨진 김씨는 15년 전부터 어머니 김씨와 단둘이 살았으며 평소 우울증을 앓았고 최근에는 수학 강사로 일하던 학원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집 안에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타살 가능성도 없는 것으로 나와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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