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이하 사배자) 전형을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에 우선권을 주는 방식으로 개편한다. 하지만 논란이 된 부유층의 편법 입학을 배제한 것은 아니어서 미흡한 개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시교육청은 28일 2014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발표, 경제적ㆍ비경제적 부문으로 나눠 뽑던 과학고 외고 국제고 자사고의 사배자 전형을 단계별 전형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즉 전형 1단계에서는 기초생활수급권자, 차상위 계층 등을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탈락자와 소년ㆍ소녀 가장, 아동복지시설 보호 아동 등을 뽑는다. 그래도 정원이 채워지지 않으면 3단계로 한부모 가정, 다자녀가정 등의 학생이 선발된다. 현재 비경제적 사배자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가장 후순위로 밀린 것이다.
하지만 현재 경제적 사배자만으로 전체 정원의 20%에 해당하는 사배자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어서 여전히 비경제적 사배자 선발 가능성은 높다. 2013학년도 국제고ㆍ외고 7곳과 자사고 25곳 중 경제적 사배자로 사배자 모집인원의 절반 이상을 채운 학교는 자사고 11곳뿐이다. 국제고ㆍ외고 7곳이 선발한 사배자 372명 중 비경제적 사배자가 61%(227명)였다. 사배자 전형 평균 경쟁률은 국제고ㆍ외고 0.87 대 1, 자사고 0.59 대 1으로 미달 수준이다.
하병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단계별로 선발해도 현재와 마찬가지로 부유층의 입학 여지를 남겨둬 다를 게 없다”며 “교육기회의 평등이라는 취지를 살리려면 정원 할당이나 전형 방식보다는 사배자 학생들의 적응을 돕기 위한 커리큘럼이나 교육비 지원에 더 관심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2014학년도부터 부모의 가업을 잇고자 하는 학생은 입학 성적이 미달돼도 특성화고에 진학할 수 있는 가업승계자 특별전형이 실시된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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