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에 이어 이탈리아 정국이 혼란에 빠지면서 유로존 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제3당인 오성(五星)운동은 27일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가 이끄는 중도좌파 민주당과의 연립정부 구성 협상에서 합의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자유국민당과 연정을 구성하는 방법이 있지만 성사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 성사된다고 해도 정책과 이념 기반이 달라 연정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정구성에 실패하면 이탈리아는 재선거를 치러야 하고, 경제개혁은 요원해지는 최악의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이탈리아 정국불안 소식이 퍼지면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금리는 27일 급등했다. 이탈리아의 신규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65%로 지난달보다 소폭 상승했고, 스페인 국채 수익률도 5%를 넘었다. 이 여파로 27일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와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가 각각 0.9%, 1.1% 떨어지는 등 유럽 증시 대부분이 하락했다.
이탈리아가 키프로스와 같은 구제금융 절차를 밟게 될 경우 유로존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로존 전체 경제의 0.2%에 불과한 키프로스에 비해 이탈리아의 경제규모는 유로존 3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탈리아 은행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장기간의 경기침체가 은행권의 부실채권 증가와 이에 따른 금융권 이익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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