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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소신남'

입력
2013.03.2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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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잇단 인사 실패에도 새누리당 의원들은 대부분 입을 닫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편한 침묵을 깬 사람은 비박계인 조해진 의원과 친박계인 이상일 당 대변인이다. 두 사람에겐 '미스터 쓴소리 듀엣'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재선인 조 의원은 요즘 거의 매일 라디오와 TV에 출연해 청와대를 향해 공개적으로 고언하고 있다. 조 의원은 2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인재 풀이 너무 좁다"면서 "필요하다면 야당에서도 추천받아서 인재 풀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한 명을 정해서 내려 보내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족쇄를 채우는 셈이 돼 제대로 인사 검증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26일엔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도,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도 문제"라고 꼬집었고, 25일엔 "역량 부족이 문제라면 (청와대 곽상도 민정수석을) 지금이라도 바꿔야 한다"고 말해 청와대 인사 라인 문책론에 불을 지폈다.

옛 친이직계인 조 의원은 지난 해 대선 때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맡아 박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뛰었다가 몇 달 만에 청와대 공격수로 입장이 바뀌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근혜정부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면서 "정권이 잘할 때는 적극 협조하고 잘못할 때는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여당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초선인 이 대변인은 친박계이자 당의 입이다. 그런 그가 22일과 25일 연달아 논평을 내 "청와대는 반성해야 한다""부실 검증의 책임자들을 문책해야 한다" 등 강경한 표현을 써서 청와대를 정면 겨냥한 것은 큰 파장을 낳았다. 언론인 출신인 그는 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미리 상의하지 않고 혼자 논평을 썼다고 한다. 논평이 나간 뒤 당 안팎의 많은 인사들이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대변인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당이 청와대의 눈치를 보는 것으로 비치거나 무기력하게 보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신문 기자 출신의 여당 대변인으로서 소신껏 할 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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