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가공공장에서 버려진 생선 내장 등 수산 폐기물이 불법 유통돼 양식장 사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된 사실이 해경에 적발됐다. 해경은 수산 폐기물 사료로 키운 광어나 우럭 등 횟감이 전국의 식당과 가정에 대량으로 유통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전남 여수해양경찰서는 27일 수산 폐기물을 해상가두리양식장 어류 사료로 공급한 혐의(폐기물관리법 위반)로 박모(50)씨 등 수산물가공업체 대표 6명과 사료 유통업자 이모(56)씨 등 총 7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박씨 등 업체 대표 6명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전남 여수에 있는 자신들의 가공공장에서 버려지는 생선 대가리나 내장, 어골 등 폐기물을 20㎏당 4,000원을 받고 총 100여 톤을 이씨 등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이 폐기물을 가공도 하지 않고, 여수 등 20여 곳의 해상가두리양식장에 사료로 넘기면서 20㎏당 1,500~2,000원의 웃돈을 받아 챙긴 혐의다.
생선 잔재물은 관련법령에 따라 폐기물로 분류돼 적법한 폐기물처리시설 업체에 위탁 처리토록 규정돼 있으나, 박씨 등은 이 같은 규정을 어기고 사료 유통업자인 이씨 등에게 불법 판매했다.
특히 최근 사료값 폭등으로 정상 유통된 사료를 사용하는데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어민들은 이씨 등에게서 싼 가격에 잔재물을 공급받아 폐기물을 그대로 갈아서 양식장 어류 먹이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폐기물 사료로 키운 광어, 농어, 우럭 등은 시중에 대량으로 유통돼 전국의 식당과 가정의 식탁에 버젓이 올라 충격을 주고 있다.
해경은 박씨 등이 최근 1년간 수산 폐기물 100여 톤을 불법 거래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그 이전부터 수산 폐기물을 상습적으로 불법 거래한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양식업자들에 대해서도 조만간 입건할 방침이다.
특히 해경은 가두리양식장에서 폐기물 사료의 부패ㆍ변질을 막기 위해 항생제 등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전문기관에 폐기물 사료에 대한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해경 관계자는 "폐기물 사료가 물고기의 질병 감염 및 해상 수질 오염원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이 같은 불법거래가 전국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수=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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