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끝 없는 석유 욕심이 아마존 원주민의 삶까지 위협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에콰도르 정부가 아마존 동부 3만㎢를 시노펙 등 중국 석유회사에 경매로 처분하려는 시도에 대해 지역 원주민 7개 부족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에콰도르 정부 관리들은 25일 아마존 유전 지대의 석유 채굴권 입찰 계약을 위해 중국 석유회사의 대표들과 베이징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중국 협상단은 "에콰도르 정부가 계약 체결에 매우 호의적"이라며 상호 협력 관계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아마존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은 이 같은 계획을 일절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환경보호 지원단체인 아마존 워치는 "원주민들은 석유 개발에 동의한 적이 없다"며 "개발이 시작되면 지역 환경뿐 아니라 그들의 삶의 터전까지 빼앗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에콰도르 정부가 원주민의 반발을 무릅쓰고 유전을 넘기려는 것은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경제 구조 탓이다. 중국은 최근 남미 국가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그 대가로 에너지 자원을 끌어오고 있으며 이 때문에 지역 국가들의 경제 자립성이 저하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에콰도르가 2009년부터 석유를 담보로 중국에서 제공받은 차관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0%인 70억달러를 넘어섰다. 에콰도르 정부는 "중국 이외 국가들도 투자 주체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유전이 중국에 낙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민들은 조상 때부터 살아온 땅에서 쫓겨날까 걱정하고 있다. 원주민 단체 지도자 중 한 명인 나르시자 마시엔타는 "정부가 우리에게 살 곳을 약속했다고 하지만 그건 거짓말"이라며 "우리는 투자자들에게 우리의 영토를 침범하도록 허락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곳을 계속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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