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의 주장 고희진(44)은 언제나 에너지가 넘친다. 코트에서 그 어떤 선수보다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불러 일으킨다. 경기에서 큰 점수차로 지고 있더라도, 교체 선수로 코트 밖에 나가 있더라도 고희진은 한결 같다. 늘 활기찬 모습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삼성화재는 26일 대전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에서 승리, 2연승을 거두며 챔프전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번 2012~13 NH농협 V리그에서 우승하면 6연패의 대업을 달성하게 된다. 삼성화재의 상승세에는 '에너자이저' 고희진의 힘이 숨어 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지난 24일 대전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1차전에서 승리(3-1)를 거둔 뒤 주장 고희진을 비롯한 여오현, 석진욱 등 고참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 신 감독의 성에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많이 혼난 선수가 바로 고희진이었다. 블로킹을 1개도 잡지 못하는 등 부진했고,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잘 다독이지 못했다는 것이 신 감독의 판단이었다. 감독의 의중을 파악한 고희진은 곧장 후배들을 모두 소집했다. 자칫 1차전 승리 이후 풀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다잡고 좀 더 적극적으로 경기 할 것을 주문했다.
삼성화재는 주포 레오 마르티네스의 활약 속에 2연승을 거뒀지만 신 감독을 가장 미소 짓게 한 것은 고비처마다 알토란 같은 블로킹을 잡아낸 고희진의 활약이었다. 신치용 감독은 "고희진은 결정적일 때마다 꼭 하나씩 해주는 선수다. 그것이 경험이고, 주장의 역할이다"고 칭찬했다.
고희진은 누구보다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솔직히 (내가) 배구를 특출 나게 잘하는 것도 아니다. 코트에서 파이팅 불어넣고 중요한 순간 제 몫을 해주는 것이 해야 할 일이다"라며 "주장으로서 팀의 우승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챔피언 결정전 3차전은 2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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