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몬스터’ 류현진(26ㆍLA 다저스)이 2선발로 시즌을 맞는다.
류현진은 다음달 3일 오전 11시10분(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개막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당초 4~5선발 후보로 꼽혔던 류현진은 시범경기에서 잇단 호투로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클레이튼 커쇼에 이어 2선발 보직을 받았다. 류현진의 데뷔전 상대인 샌프란시스코는 다저스의 오랜 서부지역 라이벌로 지난 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이다.
류현진은 27일 애리조나 글렌데일의 카멜백랜치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2선발로 정해졌다는 얘기를 감독님으로부터 듣지 못하고 형이 말해줘 알았다”며 “뒷 번호가 편하고 좋을 것 같은데 2선발이라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숫자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고의 몸 상태
류현진은 꾸준했다. 현지 언론에서 자신을 흔들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훈련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 몸무게를 9㎏이나 빼 훨씬 가벼워지고 근육량이 늘었다. 선발 경쟁자들이 하나씩 통증을 호소할 때 류현진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인상적인 피칭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류현진은 시범경기에 6차례 나가 2승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중이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은 꾸준히 잘 했다”며 “채드 빌링슬리의 부상 때문에 류현진을 2선발로 낙점한 것은 아니다.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면 다른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브도 OK, 빠른 적응력
류현진은 시속 150㎞의 빠른 볼과 직구처럼 날아오다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뚝 떨어지는 ‘명품’ 체인지업을 갖고 있다. 그러나 투 피치로는 빅리그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때문에 새 구종을 가다듬었다. 류현진은 캠프에서 다저스 전설 샌디 쿠팩스로부터 커브를 배웠지만 시범경기 초반에는 미끄러운 공인구 적응에 애를 먹었다. 높게 형성된 커브는 곧장 장타로 연결됐다.
그래도 류현진은 류현진이었다. 곧바로 적응했다. 지난 2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폭포수 커브’로 타자를 잇달아 돌려세웠다. 류현진은 “이제 공인구에 적응이 된 덕분에 커브도 잘 들어간다”고 만족했다.
670억원 몸값
다저스는 류현진 영입에 670억원을 썼다. 6년간 연봉 3,600만달러와 포스팅시스템 입찰 비용으로 2,573만달러를 쏟아 부었다. 큰 돈을 들일 만큼 류현진의 가치를 인정했다. 이는 반대로 해석하면 거액을 들인 선수가 벤치에 앉는다면 팀으로선 막대한 손해다. 어느 정도 실력만 입증하면 믿고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류현진은 게다가 계약 당시 마이너 조항은 뺐다. 자신의 의사 없이는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지 않는다. 다저스로서는 아직 26세로 젊은 류현진이 현재 팀에서 전성기를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 가득하다.
경쟁자 부진
다저스는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류현진을 비롯해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조시 베켓, 채드 빌링슬리, 크리스 카푸아노, 애런 하랑, 테드 릴리까지 총 8명의 선발 투수를 테스트했다. 이 과정에서 카푸아노, 릴리, 하랑은 뒤처졌다. 카푸아노는 1승1패 평균자책점 7.20, 릴리는 2패 평균자책점 9.45로 부진했다. 특히 하랑은 27일 콜로라도와의 시범경기에서 마지막 선발 등판해 반전을 노렸지만 5.1이닝 동안 만루 홈런 한 방을 포함해 5실점했다. 이로써 평균자책점은 8.20까지 치솟았다. 경쟁자들이 부진한 사이 류현진은 활짝 웃었다. 글렌데일(미
애리조나)=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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