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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신 없는 살인사건’ 판결 엎치락뒤치락 다시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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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신 없는 살인사건’ 판결 엎치락뒤치락 다시 유죄

입력
2013.03.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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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을 노린 치밀한 살인극인가, 우발적인 사체 은닉인가.’

재판 마다 유ㆍ무죄로 갈렸던 이른바 ‘부산의 시신없는 살인사건’의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유죄가 선고됐다. 살인의 직접 증거인 시신이 없지만, 정황 증거는 충분하다는 1심 판결과 같은 취지다.

부산고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이승련)는 27일 보험금을 노리고 노숙인을 살해해 화장한 뒤 자신의 시신인 것처럼 속인 혐의(살인 등)로 기소된 손모(43ㆍ여)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거액의 보험금을 받아 낼 목적으로 철저하게 살해 방법을 준비해 피해자를 물색하고 살해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법원에 따르면 손씨는 2010년 3월부터 15억원 상당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같은 해 6월16일 대구의 모 여성쉼터에서 소개받은 노숙인 김모(여ㆍ당시 26)씨를 부산으로 데려와 다음날 새벽 확인되지 않은 방법으로 살해했다. 이어 손씨는 시신을 화장한 뒤 자신이 숨진 것처럼 속여 보험금 600만 원을 수령한 후 추가로 2억 5,000만원을 받으려 했다.

부산지법은 2011년 5월 열린 1심에서 손씨의 살인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지난해 2월 항소심 재판부는 증거 불충분으로 살인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사체 은닉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손씨는 재판과정에서 “김씨가 차 안에서 갑자기 흉통을 호소하다 사망해 이를 이용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나 자신과 바꿔치기 했을 뿐”이라며 살인혐의는 끝까지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대법원은 피해자의 정확한 사망경위에 대한 항소심의 심리가 미진하다며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손씨가 사체를 운반한 장소 및 시간 등과 관련해 진술 내용에 일관성이 없고, 독극물을 사용한 여러 정황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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