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경제 5개국(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모임인 브릭스(BRICS)정상들이 회원국들이 유사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1,000억 달러(110조 원)규모의 긴급기금 설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본금 500억 달러 규모의‘브릭스판 세계은행’이 될 것으로 관심을 모았던 개발은행은 자본금 출연 문제로 출범에 실패했다.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27일 남아공 더반에서브릭스 정상회담을 갖고 “브릭스 주도의 개발은행을 설립하기 위한 공식협상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개발은행은 5개 회원국에서 향후 5 년간 발생할 4조5,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건설 수요를 충당할 것이고 다른 신흥경제국 및 개발도상국과도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역내 개발은행 창설에 합의했던 브릭스 정상들이 이번 회의를 통해 미국 주도의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에 맞설 대형 국제금융기구를 출범시킬 것이라는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다.
26일 재무 장관 회의에서 드러난 자본금 및 회원국 출연금 규모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중국 국가주석도 “(개발은행에 대해)큰 틀에서 합의를 봤다”고 말해 세부안에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긴급기금은 중국이 410억 달러, 브라질·러시아·인도가 각각 180억 달러, 남아공이 50억 달러를 출연한다.
4조4,000억 달러에 이르는 5개 회원국의 외환보유고를 활용, 세계적 금융위기에 대처하겠다는 취지다.
주마 대통령은 “긴급기금은 회원국의 단기 유동성 압박을 해소하고 금융안정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현 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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