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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운전 면허OK” 美서 빗장푼 외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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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운전 면허OK” 美서 빗장푼 외교관

입력
2013.03.2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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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운전면허증을 허용해 준 건 그만큼 우리의 국력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 운전면허증 소지자가 미국 조지아주에서 별도의 시험 없이 미국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조지아주 상원은 26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어 주지사에게 외국 운전면허 인정에 관한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안인 SB 475에 대해 찬성 47표, 반대 3표의 압도적인 지지로 가결했다.

이런 성과 뒤에는 한국 외교관의 끈질긴 노력이 있었다. 김희범(54) 애틀랜타 총영사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그는 2011년 10월 딜 주지사를 부임 인사차 만난 이후 상·하원 의원 등 유력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을 연이어 면담하면서 설득작업을 벌여왔다. 결국 딜 주지사는 올해 초 김 총영사에게 “우리 함께 갑시다”며 즉석에서 비서실장에게 법안 발의를 지시했고, 남부 의회 최초의 한국계 의원인 공화당 B.J 박(한국명 박병진)의원의 대표발의로 의회에 상정하게 됐다. 이 법안이 공포되면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한국 등 주요 나라의 운전면허 소지자들은 필기·주행 시험 없이 미국 면허증을 발급받게 된다.

김 총영사의 활약이 돋보인 건 조지아주가 외국인들에게 보수적인 지역으로 정평 나 있기 때문이다. 조지아주는 2년전 불법이민자로 의심되는 사람에 대해 경찰의 영장 없는 검문과 체포를 허용하는 법안을 만들어 오바마 정부와 갈등을 빚을 만큼 외국인과 소수인종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곳이다. 특히 독일과 일본도 현지에 자동차 공장 건설을 내걸고 외국 운전면허 인정에 관한 법안 제정을 위해 의회를 상대로 대대적인 로비전을 폈으나, 남부의 이민자를 백안시하는 정서 때문에 번번이 좌절된 바 있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김 총영사의 능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그는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교민사회가 혼연일체가 돼 이룩한 성과”라고 겸손해 했다.

행시 24회인 김 총영사는 공보처 여론과장,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장, G20 정상회의 홍보기획단장을 지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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