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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교와 똑같은 다리” GS건설, 호찌민에 세우자 베트남에 건설 한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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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교와 똑같은 다리” GS건설, 호찌민에 세우자 베트남에 건설 한류 바람

입력
2013.03.2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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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용지보상으로 공사에 부족한 토지, 4m 깊이의 쓰레기더미, 연약지반, 상수도 및 송전탑 간섭, 발 디딜 틈 없는 밀림 등. GS건설의 베트남 공사현장은 그야말로 악조건의 연속이다. 그러나 땀 흘리는 자에게 불가능은 없다. '나무도 10번을 찍으면 쓰러진다'(Khong co cay nao chặt 10 lần ma khong nga)는 베트남 속담처럼.

베트남 남부의 경제중심지 호찌민시엔 어디서 본듯한 붉은 활 모양의 다리가 있다. GS건설이 지은 빈로이교(橋)의 닐센아치(곡선미와 조형미를 살리기 위해 아치를 케이블로 연결)다. 1929년 스웨덴 O.F.닐센이 특허를 얻은 뒤 국내엔 96년 서강대교에 첫 선을 보였다. 방한한 호찌민시 관계자들이 한강을 건너다 "서강대교와 똑같이 닮은 다리를 지어달라"고 했다는 후문이다.

베트남 최초의 닐센아치교인 빈로이교는 호찌민의 상징이 됐고, 건설과정은 전설이 됐다. GS건설은 국내에서 8개월간 아치를 앉힌 다리 조각을 만든 뒤 3,200㎞를 옮겨와 현지 둔치에서 3개월간 조립했다. 아치 2개의 무게 2,000톤, 받침대 무게 1,000톤 등 중형승용차 1,800대에 달하는 구조물을 강 위 허공에 얹기 위해 축구장만한 바지선 2대가 동원됐고, 물이 빠지는 시간을 틈타 전격적으로 교량과 도로의 연결 작전이 펼쳐졌다.

빈로이교는 GS건설이 2008년 수주한 TBO도로(공항에서 도심을 잇는 간선도로) 13.6㎞ 구간의 일부다. 나머지 도로 건설 역시 만만치 않다. 땅이 무른데다 쓰레기 층이 깊어 보통 공법으론 어림없기 때문. 쓰레기를 걷어내려면 처리 비용이 천문학적이라 아예 지름 80㎝의 시멘트기둥 6만개 이상을 지하 15~20m 깊이까지 단단히 박아 지반을 다지는 방식(DCM공법)을 썼다.

이런 난공사를 척척 해내자 GS건설의 위상이 높아졌고, 베트남 최초 지하철 '호찌민메트로 1호선', 수도 하노이 홍강을 가로지르는 최장 교량인 '빈틴교', 하노이와 하이퐁을 잇는 고속도로 등을 잇따라 수주할 수 있었다.

특히 TBO도로는 공사비 대신 땅을 받아 개발하는 방식(BT)이라 GS건설은 '자이리버뷰팰리스'와 나베신도시 부지 등 약 100만㎡에 대한 영구사용권을 확보했다. 베트남에서 토목을 넘어 주택 사업으로 영역을 넓힌 셈이다.

호찌민의 부촌 타오디엔에 자리잡은 자이리버뷰팰리스(지상 27층 3개 동, 전용면적 144~516㎡)는 월세만 3,000~4,000달러에 이르는 최고급 아파트다. 호찌민 도심에서 남쪽으로 10㎞ 정도 떨어진 나베신도시는 빌라와 아파트 1만7,000여 가구 공급을 목표로 현재 성토작업이 한창이다.

베트남은 GS건설뿐 아니라 국내 다른 건설회사에게도 개발 노른자위 국가다. 2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베트남은 단일 국가 기준으로 가장 많은 291건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대림산업(화력발전소), 현대건설(하노이 주거복합 개발사업 등), 포스코건설(다이아몬드플라자), SK건설(GS와 공동으로 정유플랜트 수주) 등이 대표적이다.

호찌민ㆍ하노이(베트남)=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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