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마련한 '반락, 그 남자의 음반 이야기'는 잊혀지고 사라져가는우리 소리를 열심히 모으고 기록해 온 이들을 초대해 이야기와 음악으로 즐기는 자리다. 음반의 '반'에 기쁠 '락'을 붙여 반락이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귀한 이야기와 음악으로, 27일부터 4월 24일까지 격주 수요일 한국문화의집(KOUS)에서 판을 벌인다.
우리 소리에 미친 세 남자를 주인공으로 초대한다. 토속 민요를 들려주는 라디오 프로그램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로 잘 알려진 최상일 MBC PD(27일), 28년간 6만 3,000여 점의 국악 자료를 모으고 정리해 13년째 국악음반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노재명(4월 10일), 퉁소에 빠져 과학도에서 전통음악 연구자로 변신한 이진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4월 24일)다.
1989년부터 마이크와 녹음기를 들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토속민요를 채집한 최상일 PD는 "사라져가는 모든 것은 기록될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만주 벌판을 헤맨 끝에 구한 북한 토속민요 음원도 들려줄 예정이다.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이 소개할 자료에는 전설적 명창 송만갑의 1907, 1908년 경 녹음부터 손기정의 올림픽 마라톤 우승 소감, 신중현의 '전기기타산조' 등 진귀한 것들이 포함돼 있다. 이진원 교수는 복각 음반의 진수를 보여준다. 대금산조 창시자 박종기 명인의 미공개 음원을 비롯해 최초로 녹음된 풍각쟁이 음악 '기러기타령', 나운규 영화 '아리랑'의 주제가 등이 턴테이블 위에서 돌아간다.
이 세 남자가 선곡한 것들로 만든 음반 3종을 관객들에게 선물한다. 각 300장 한정판이다. 최고의 전문가들이 고른 우리 소리의 눈대목이니, 이보다 탐나는 선물이 또 있을까 싶다. (02)3011-1720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