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파란 눈'을 가진 태극 전사가 탄생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안양 한라의 외국인 공격수 브락 라던스키(30ㆍ캐나다)가 우수 인재 복수국적 취득 과정을 모두 통과, 한국 국적을 취득한다고 26일 밝혔다.
그 동안 태극마크를 단 귀화 외국인은 혼혈 외국인이나 화교 또는 아시아계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2010년 5월 새 국적법이 시행된 이후 체육계에서는 프로농구 문태종(전자랜드) 문태영(모비스) 형제, 여자프로농구 킴벌리 로벌슨(삼성생명), 쇼트트랙의 공샹찡(원촌중) 등 4명의 혼혈 외국인과 화교 3세가 특별 귀화했을 뿐이다. 하지만 라던스키의 국적 취득으로 한국 체육계에서는 새 국적법 이후 처음으로 순수 외국인 국가대표가 나왔다.
라던스키는 지난달 20일 대한체육회의 우수 인재 추천을 받아 특별 귀화를 신청했고 이날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의 자격 심사를 최종 통과했다.
라던스키는 이날 오후 3시 한라 홈구장인 안양 빙상장에서 열린 특별귀화 기자회견에서 "1년 전부터 국적 획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는데 오늘 결정이 나서 영광스럽다. 태극 마크를 달고 뛴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한국 아이스하키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외국인으로서 한국 대표 선수가 되는 첫 번째 사례인 라던스키는 "사실 외국인으로서 한국 국가대표가 되는 첫 번째 선수라는 것을 처음에는 몰랐다. 사실을 알게 된 후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면서 "내가 전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모범이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라던스키는 아직까지 한국어 구사에 어려움이 있다. 그렇지만 주 1~2회 한국어 개인 과외를 받으면서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조금씩 알아듣고 표현할 수 있지만 한국인처럼 자연스럽게는 할 수 없다. 한국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하부리그 AHL 출신인 라던스키는 2008년 한라 유니폼을 입으며 한국땅을 밟았다. 라던스키는 아시아리그 데뷔 시즌 정규리그 MVP, 최다 포인트, 최다 골, 최다 어시스트, 베스트 6를 휩쓰는 기염을 토했고 2009~10 시즌에는 플레이오프 9경기에서 6골7어시스트를 기록, 한라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태극마크를 단 라던스키는 27일 곧바로 태릉선수촌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이스하키 대표팀 훈련에 합류, 다음달 14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막을 올리는 2013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 출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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