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동기부여가 됐다."
한국 남녀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인 모태범(24ㆍ대한항공)과 이상화(24ㆍ서울시청)가 금의환향했다.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란히 500m 2연패에 성공한 둘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세계선수권 2연패를 한 것은 처음이다. 모태범은 1,000m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모태범은 이 자리에서 "지난 시즌에 비해 올 시즌 저조한 성적을 기록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상화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슬럼프에 빠졌을 때 케빈 오버랜드 코치가 '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많이 심어줘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면서 "올 시즌 마지막 대회라 열심히 준비해서 편안하게 경기에 임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동갑내기 이상화와 오버랜드 코치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500m 금메달리스트인 모태범은 지난해 11월 열린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것이 올 시즌 최고 성적이다. 스케이트를 날을 교체하면서 원인 모를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이번 대회 1차 레이스에서 34초94로 3위에 오른 뒤 2차 레이스에서 34초82를 기록, 합계 69초76의 기록으로 2위 가토 조지(69초82)를 0.06초 차로 제쳤다. 극적인 역전 우승이었다.
모태범은 "소치 빙판이 밴쿠버 때와 비슷하다고 느꼈고 기록도 비슷하게 나왔다"면서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느낌이 아주 좋다. 준비 잘해서 500m와 1,000m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 빙속의 보물 이상화도 "지금처럼만 한다면 내년 올림픽 시즌에도 좋은 성적이 이어질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상화는 이번 대회 여자 500m에서 1, 2차 합계 75초34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2위 왕베이싱(중국)과 0.69초 차이가 나는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를 제패하고 세계선수권까지 거머쥐며 1인자 체제를 더욱 확고히 했다.
이상화는 "소치가 휴양지 같은 느낌이 드는 도시라서 마음이 편했다. 올림픽 때 경기장에 가서 마음가짐을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며 "500m 경기는 1,000분의 1초 싸움이니까 초반 스피드를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두고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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