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일성 동상을 처음 세운 것은 1948년이다. 평양 만경대(萬景臺)혁명학원에 주석의 혁명 업적을 찬양하는 동상을 건립했다. 이때부터 소위 혁명 사적지와 당ㆍ정ㆍ군의 주요기관, 김일성대학 등 각급 학교에 그의 동상이 섰다. 스탈린식 1인 숭배를 배격한다던 것과는 딴판이다. 김정일이 주도한 김일성 우상화가 진행되면서 동상은 갈수록 늘어나 전국 1만2,000곳에 이른다고 한다. 3만 곳이 넘는다는 추산도 있다.
■ 그 가운데 으뜸은 1972년 평양 중심지 만수대 언덕에 선 것이다. 동상 전체 높이는 23m에 이르러 가장 크다고 한다. 이런 동상은 ‘영원한 수령’의 영생(永生)을 기리고 혁명 완수를 다짐하는 상징물로 신성화하고 있다. 그의 생일과 기일(忌日)은 물론, 전통 명절과 국가기념일마다 모든 주민이 일제히 헌화하는 것이 관행이다. 갓 결혼한 신혼부부들도 참배, 그 음덕(蔭德)을 기린다.
■ 김정일은 생전에 동상을 세우지 않았다. 그들이 받드는 ‘민족의 태양’은 오직 김일성뿐이었기 때문이다. 2011년 12월 김정일이 죽은 뒤 북한은 지난해 4월 만수대 김일성 동상 옆에 나란히 김정일 동상을 세웠다. 이어 만경대학원 인민무력부 등과 함흥 강계 등 지방 도시에 두 부자가 함께 있는 동상을 잇달아 건립했다. 북한이 두 부자의 동상을 어찌 받드는지는 지난 해 국가안전보위부에 김정일 동상을 세우면서 바친 헌사에서 알 수 있다.
■ “영원토록 부강할 백두산 대국의 미래를 축복해 주시며… 위대한 대원수님의 태양의 모습…” 운운하며 “크나큰 긍지와 자부심으로 결사 보위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저들이 이토록 떠받드는 두 부자 동상을 폭격할 계획을 우리 군이 마련했다고 한다.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을 되풀이하면 공대지 또는 지대지 미사일로 정밀 타격, 파괴한다는 계획이다. 저들에게는 엄청난 위협이고 경고가 될 만하다. 다만 실제 군사전략적 효과는 의문스럽다. 자칫 험악한 말싸움만 부추기지 않을까 싶다.
강병태 논설고문 bt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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