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가족 일부가 지난해 말 오만으로 망명한 사실이 확인됐다. 망명한 가족은 알제리에 머물던 카다피의 아내 사피야 파르카쉬와 장남 모하메드, 5남인 한니발과 딸 아이샤다. 2011년 8월 반군이 수도 트리폴리를 함락하자 곧장 알제리로 망명했던 이들은 지난해 10월 다시 오만으로 망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오만 정부가 이들에게서 오만을 정치활동의 무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받고 망명을 허가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알제리 정부도 이날 이들의 망명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이들의 망명은 알제리와 오만 정부 등의 공조로 이뤄졌다. 생활비는 오만 정부가 부담한다고 중동 현지 일간 걸프뉴스는 전했다.
이들이 오만으로 망명한 사실이 수개월 만에 공개된 것에 대해 오만 외무부 관계자는 “인도주의적 동기에 의한 조치여서 떠벌리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압델아지즈 리비아 외무장관은 26일 “리비아가 이들의 송환을 요청할지 논의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며 망명을 허용한 오만 정부의 권리를 사실상 옹호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오만에 망명한 이들을 제외한 카다피의 나머지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거나 사망했다. 후계자로 유력했던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은 지난해 11월 체포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고, 3남인 사디는 니제르에서 망명 중이다. 4남인 무타심은 카다피와 함께 2011년 10월 반군에 사살됐다. 6남인 사이프 알 아랍과 7남이자 막내 아들인 카미스도 각각 다른 전투에서 사망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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