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독지가가 지하 창고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에 작은 아파트 한채를 선물했다. 중학생 아들과 단둘이 사는 A(50ㆍ여ㆍ충북 충주시 교현안림동)씨는 요즘 꿈속에서 사는 것 같다. 형편이 어려워 상상조차 못했던 새 집이 생겼기 때문이다. 새 보금자리는 43㎡규모의 아담한 아파트지만 A씨 모자에게는 대궐과도 같은 곳이다. 지병이 있는 A씨는 10㎡도 안 되는 지하창고 방에서 살았다. 화장실, 부엌은커녕 창문조차 없는 어두컴컴한 곳에서 8년을 지낸 이들에게도 새 집을 마련할 기회가 있었다. 지난해 영구임대아파트 입주자에 당첨된 것이다. 그러나 임대보증금 200만원을 마련할 길이 없어 포기해야 했다. 한달 20만원의 기초생활수급자 생계지원비로 생활하는 모자에게는 너무나 큰 돈이었다. 이런 딱한 사정을 교현안림동주민센터로부터 전해들은 충주의 한 독지가가 자신 소유의 아파트를 선뜻 내놓은 것이다. 그는 보일러 조명 등 시설을 직접 수리하고 100만원이 넘는 최신형 TV도 들여놓았다.
A씨 모자가 이 아파트로 이사하던 20일 주민센터 직원들은 행정차량을 이용해 이삿짐을 날랐고,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A씨 아들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책상과 의자를 선물했다. 교현안림동 변근세 주민지원담당은 "독지가는 40대 후반의 사업가로만 알고 있다"며 "이삿날 A씨가 '열심히 자활에 성공해 받은 은혜를 꼭 갚겠다'며 눈물을 쏟았다"고 전했다.
충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