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남중국해 분쟁해역에서 조업하던 베트남 어선에 발포하는 사건이 발생해 양국의 영유권 분쟁이 가열되고 있다.
중국 선박이 20일 영유권 분쟁도서인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ㆍ중국명 시사군도) 부근 해역에서 조업하던 베트남 어선에 총격을 가했다고 AFP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중국 선박은 당시 베트남 어선과 추격전을 벌이다 발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 선박의 유형과 소속 등 구체적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르엉 타잉 응히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베트남 어선이 전통 어장에서 정상 조업활동을 하다 총격을 받았다”며 “베트남의 주권을 침해해 선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손실을 입힌 극히 심각한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응히 대변인은 “양국간 해상분쟁의 해결방향을 제시한 국제법 원칙과 협정을 심각하게 파기한 것”이라며 “분쟁당사국 행동선언(DOC) 취지에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당국이 해당 사건을 조사해 엄격히 처리하고 피해 선원들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25일 베트남 외교부는 하노이 주재 중국 대사관에 외교문서를 전달하고 공식 항의했다.
이에 대해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주권을 갖고 있는 시사군도에서 불법 조업하던 베트남 어선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정당하고 합리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1974년 당시 남베트남(월남) 병력이 주둔하던 파라셀 군도의 일부 섬을 무력으로 장악한 이후 이 곳의 영유권을 주장해왔다.
AFP통신은 분쟁도서에 엄청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 등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이 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등 주변국들을 겨냥한 영유권 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BBC방송은 중국이 최근 파라셀 군도에 군사기지를 세우고, 스프래틀리 군도(베트남명 쯔엉사ㆍ중국명 난사군도) 등 분쟁도서 해역에서 해양감시선을 통한 순찰활동을 강화해 남중국해에서의 주변국 간 무력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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