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사장이 임기 만료(7월 27일) 4개월을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 물갈이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26일 "김건호 사장이 지난주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사표를 제출했다"며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앞둔 상황에서 새 정부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4대강 감사가 시작되면 논란의 중심에 설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장이 사표를 낸 것은 김 사장이 처음이다. 2008년 7월 취임한 김 사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을 주도하면서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연임에 성공했다.
김 사장의 사의 표명을 신호탄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MB맨' 공공기관장들의 줄사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는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해 달라고"고 당부한 바 있다.
실제 'MB맨'으로 분류되는 공공기관장 상당수가 올해 임기가 만료된다. 현대건설 사장출신인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9월 30일 임기가 만료되며, 이미 사의를 표명한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명박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은 12월 1일, 한나라당 의원 출신인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7월 17일 임기가 끝난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이사장(7월 29일),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12월 29일)도 연내 임기가 만료된다.
특히 김 사장의 사의 표명으로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의 자진 사퇴가 본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공공기관장 간담회를 개최하는데, 이 자리에서 다른 공공기관장들의 거취와 관련된 얘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담회에는 이지송 사장과 정창영 코레일 사장 등 14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기관장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서 장관 취임에 따른 상견례 성격의 간담회"라며 "공공기관장들의 거취 문제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공공기관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을 모두 합쳐 295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공공기관장 자리는 50여 개로 파악되고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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