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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먹으며 대변해 왔는데…” 與 이사 2명도 “더 못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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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먹으며 대변해 왔는데…” 與 이사 2명도 “더 못 봐줘”

입력
2013.03.2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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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5대 4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김재철(60) MBC 사장은 결국 그렇게 해임됐다. 26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임시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당초 해임안 발의에 가세한 여당측 추천이사들의 입장 변화가 예상되기도 했으나 찬성 5표 반대 4표로 해임안이 통과됐다. MBC 사장이 해임된 것은 1988년 방문진 설립 이래 처음이다.

회의에 앞서 여당 추천 김광동 이사는 "(김 사장 해임안 상정은) 공영방송 공적 통제시스템 확보 과정의 고통이며 그 결과는 투표로 나타날 것"이라며 해임의사를 시사했다. 김 사장이 22일 방문진과 사전협의 없이 계열사 임원 내정자를 MBC 내부망에 발표, 절차를 무시한 것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이를 문제 삼아 방문진 이사회가 23일 해임안을 발의한 이후 김 사장의 처신에 대해서도 여당 측의 비난이 빗발쳤다. 한 여당 이사는 "이사들이 한 인사청탁을 거부해 해임안에 동의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장의 마타도어(흑색선전)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다른 여당 이사는 "MBC 정상화를 위해 갖은 비난을 감수하면서 사장을 대변해왔는데 심히 유감"이라고도 했다.

김 사장은 "이사장이 인사안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했다. 관리지침과 절차를 위반한 것을 인정한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표결 결과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야당 측 권미혁 이사는 해임안 통과에 대해 "경영 리더십을 잃은데다 관리감독기관인 방문진을 무시한 김 사장이 더는 직무를 수행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여야를 막론하고 형성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사회는 해임 사유로 ▲방문진의 임원 선임권 침해 및 성실의무 위반 ▲운영제도 위반 및 공적 책임 방기 ▲대표이사 직위를 이용한 문화방송의 공적 지배제도 훼손 등을 공식화했다.

MBC 지분 70%를 갖고 있는 방문진은 나머지 30%를 보유한 정수장학회와 빠른 시일 안에 주주총회를 열어 사장 해임을 확정할 방침이다. 방문진 관계자는 "방문진이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정수장학회가 반대 의견을 낸다고 해도 해임안이 뒤집힐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직위를 잃으면 방문진은 즉각 후임 사장 선임절차에 착수하며, 사장 직무는 안광한 부사장이 대행한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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