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방패막 사라진 金 , 대주주 무시하고 인사했다가 ‘해고 사장 1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방패막 사라진 金 , 대주주 무시하고 인사했다가 ‘해고 사장 1호’

입력
2013.03.26 11:21
0 0

김재철 MBC 사장 해임은 김 사장을 공개적으로 옹호했던 김재우 이사장이 물러나고 김문환 이사장이 선임되면서 이미 예고됐었다. 그간 김 사장이 방문진 이사회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는 등 방문진을 무시해와 이사들의 반감이 컸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구명에 나서지 않았던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김 사장 인사협의 절차를 지키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무덤을 판 셈이다.

김 사장은 그간 방문진 업무보고에 출석하지 않고 이사회와 협의 없이 정수장학회가 갖고 있는 MBC 지분 30% 매각 논의를 추진하는 등 방문진의 권한을 무시해왔다. 특히 올 1월 방문진 이사회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 또 나오지 않아 여야 이사 9명 전원이 김 사장에게 경고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야당 측 최강욱 이사는 "회의 중이나 해임안을 통과시킨 이후에도 감정적인 발언이나 불만을 토로하는 언행은 여야를 막론하고 없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청와대의 묵인도 해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김 사장 해임 요구에 "공정방송을 하자는 사람들이 언론사 사장을 어떻게 하자는 게 말이 되느냐"고 강하게 반발했지만 청와대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낙하산 사장' 등 자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다 방송 장악을 하지 않겠다는 공언을 한 마당에 김 사장을 끌어안고 갈 명분이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사장은 취임 초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각별한 친분으로 낙하산 논란을 불러왔다. 또 2010년 3월 김우룡 당시 방문진 이사장이 '김 사장은 자신이 한 인사 때문에 큰집(청와대)에 불려가 쪼인트를 까였다'는 발언으로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지난해 초 법인카드 유용과 무용가 J씨와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이 제기되면서 자격 논란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청와대가 이같이 의혹이 끊이지 않는 인물을 신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에 박근혜 대통령이 긴급담화문을 통해 '일부에서 주장하는 방송 장악은 할 의도도 전혀 없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한 약속을 지켰을 것이라는 해석이 더해지는 형국이다. 지난해 11월 이사회처럼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이날 해임안은 통과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물러나게 됐지만 MBC 정상화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김 사장 재임기간 두 차례, 210일간 이어진 파업을 겪으면서 구성원들이 입은 상처가 적지 않다. 김 사장은 파업과 관련해 8명을 해고했고, 200여명을 직무와 무관한 부서로 발령했다.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은 195억원에 달한다. MBC의 한 PD는 "후임 사장은 우선 인사보복의 피해자를 복귀시키고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해야 한다"면서 "사내 화합은 그 다음 순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사장의 후임으로는 구영회(60ㆍ1982년 입사) MBC미술센터 사장, 권재홍(55ㆍ1981) 보도본부장, 최명길(52ㆍ1986) 보도제작국 부국장, 황희만(59ㆍ1982) 전 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