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적 거세 1호 피고인, 2심서 “철회해 달라”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사상 최초로 성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 명령을 받은 피고인이 항소심 재판에서 "약물치료 명령을 철회해 달라"고 주장했다.

26일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권기훈) 심리로 열린 표모(31)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표씨의 변호인은 "부양해야 할 노모가 있는 입장에서 양형에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해 약물치료에 동의했지만 중형이 선고됐다"며 "치료 후 성 불능 등 임상결과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국내 1호 치료 명령 대상자가 된 점에 동의할 수 없다. 전문적 심리치료가 오히려 왜곡된 성 의식 조절과 재범 방지에 효과적이다"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검토할 필요는 있지만 당장 표씨의 상태를 재감정하기보다는 1심 감정인을 소환해 의문점을 물어보자"고 말했다. 재판부는 4월23일로 예정된 다음 공판에서 심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미성년자 5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표씨에게 징역 15년과 성충동 약물치료 3년 등을 명령했다. 성폭력범에 대한 약물치료 제도는 2011년 7월 시행됐으며, 검찰은 지난해 8월 표씨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약물치료 명령을 청구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