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이 학생들의 수능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남녀공학은 여학생이 내신성적을 잘 받기에 유리하다는 통념과 달리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성적에 더 안 좋은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희삼 연구위원이 발표한 ‘학업성취도 분석은 초등중교육에 대해 무엇을 말해 주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남녀공학 고등학생의 국어·영어·수학 수능점수가 남고나 여고 학생에 비해 평균 4점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 효과는 남학생보다 여학생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남녀공학 남학생과 남고 학생의 수능점수 차이는 국어 1.1점, 영어 1.2점, 수학 1.7점 정도인 반면 남녀공학 여고생과 여고 학생간 점수 차이는 국어 4.8점, 영어 6.3점, 수학 4.7점이었다.
이는 지난 2005년 전국 150개 중학교 1학년 6,908명을 매년 추적 조사 한 한국교육종단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원인으로는 우선 공부시간 부족이 꼽혔다. 김 연구위원은 “부모 학력이나 중학교 때의 학업성취도 등 고교 입학 전 특성에서 기인하는 측면도 있지만 고교 재학 중 남녀공학 학교의 학습 시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가활동의 성격도 지적됐다. 남녀공학 학생들은 휴대폰 통화나 문자 전송, 컴퓨터 채팅과 메신저, 개인 홈피·블로그 관리 등에 시간을 더 많이 쓰는 것으로 추정됐다.
김 연구위원은 “남녀공학이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을 일반화하긴 어렵다”면서도 “양성평등 의식과 사회적 함양 등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정책적으로 확대해왔던 남녀공학에 대한 진단과 발전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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