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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지어 준 폐기물 처리시설 '쓰레기 산' 사라 지나 기대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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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지어 준 폐기물 처리시설 '쓰레기 산' 사라 지나 기대 고조

입력
2013.03.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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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이 우거진 언덕 수십여개가 봉긋하게 솟은 풍경이 목가적 분위기를 풍기는 베트남 북부 닌빈성(省) 땀띠에시(市). 그러나 지난 21일 기자가 언덕으로 접근하자 골짜기 그늘 속으로 50여m 높이로 쌓인 쓰레기더미가 또 다른 언덕을 이루고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섭씨 30도가 넘는 고온다습한 날씨 속에서 풍겨 나오는 악취로 정신이 멍해질 정도였다. 제대로 된 폐기물 처리 시설을 갖추지 못한 닌빈성 전역에서 쏟아져 나온 각종 쓰레기들이 수십년간 이곳에 버려졌다. 이제는 폐기물 수용 면적도 포화상태인데다 토양과 지하수 오염도 극심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이 쓰레기 산들이 올해부터 점차 사라질 예정이다. 닌빈성 정부가 한국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2,090만달러로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폐기물 처리시설 건설을 맡겼기 때문이다. 2011년 8월 착공한 베트남 최초의 선진국형 고체폐기물 처리시설은 이제 완공단계에 접어들었다.

시설 공사를 맡고 있는 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 고정환 현장소장은 "처리장이 완공되면 유기성 폐기물을 분리해 퇴비로 만들고, 나머지 폐기물은 부피를 압축해 매립장 사용 기간을 늘릴 수 있게 된다"며 "폐수 정화처리 시설도 들어선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8월까지 완공한 뒤 1년간 현지에 남아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발주처인 닌빈성의 사업 책임자 퉁 주이 뜨 씨는 "닌빈성의 폐기물 처리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처리시설의 가동은 매우 중요하다"며 "닌빈성뿐 아니라 베트남 전체의 폐기물 처리 관행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반겼다.

수출입은행이 기금 운용을 담당하는 EDCF는 베트남,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개발도상국 51곳에 총 9조600억원(2012년 누적 승인액)을 연 2%대 미만 저리에 30년이 넘는 상환 기간을 조건으로 지원해왔다. 베트남에는 총 1조8,656억원이 투입돼 사업 43개가 진행 중이거나 완료됐다. 주로 다리나 도로 같은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해 원조 대상국의 경제 발전 기반 마련에 기여하는 한편, 차관 제공의 조건으로 시공사 입찰시 국내 기업만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국내 건설사업에도 도움이 되도록 한 것이 EDCF의 특징이다. 원조와 수출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겠다는 것이다.

대기업에 혜택이 집중됐던 EDCF는 앞으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방향도 모색 중이다. 현재 베트남 다낭시에서 진행중인 핵의학ㆍ방사선 센터 의료기자재 공급사업은 중소기업인 ㈜삼영유니텍에 낙찰됐다. 수은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입찰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고, 중소기업 적합 사업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닌빈ㆍ다낭(베트남)=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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