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3차 핵실험 이후 이틀에 한번 꼴로 군부대 시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가 25일 공개한 '2013년 김정은 공개활동 현황' 자료에 따르면 김 1위원장은 지난달 20일 미사일부대로 추정되는 323군부대를 시작으로 이달 24일까지 33일 동안 총 16회 군부대를 방문했다. 지난해 전체 군부대 방문횟수(29회)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김 1위원장은 지난해 11월19일 기마부대 시찰을 끝으로 3개월간 군부대를 찾지 않았지만 지난달 12일 3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군부대 시찰을 재개했다.
김 1위원장의 군부대 방문은 주로 대남 도발을 주임무로 하는 곳에 집중됐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을 전후해 도발 위협을 고조시키기 위한 분위기 잡기용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1일과 23일에는 평안남도에 위치한 대남 침투부대를 찾았고 이후 1주일 동안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포병부대 3곳을 이례적으로 집중 시찰했다. 22~24일에는 유사시 남한의 후방 교란 임무를 맡은 11군단 산하 특수부대를 사흘 연속 방문해 군인들을 격려했다.
북한은 군부대 시찰 중 야전 지휘관으로서 김 1위원장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도 초점을 맞췄다. 김 1위원장이 선두에 서서 로켓 발사와 포병의 실탄 사격훈련을 직접 지도하거나 장갑차 위에 올라 군인들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 등이 방송 매체를 통해 잇따라 공개됐다.
군부대 방문을 통해 대외적으로는 도발 위협을 고조시키고, 내부적으로는 군 기강을 잡으면서 주민 결속을 다지는 계기로 활용하는 것이다.
김 1위원장의 군부대 방문에는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한번도 빠짐없이 동행해 실세임을 보여줬고 김격식 인민무력부장(10회), 현영철 군 총참모장(9회)이 뒤를 이었다.
반면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김 1위원장이 지난 7일 연평도와 마주한 장재도ㆍ무도 방어대를 시찰할 때 한번 수행하는데 그쳤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에서 장 부위원장의 역할은 군부 보다는 당과 내각에 맞춰져 있다 보니 김 1위원장이 강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군부대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제한적으로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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