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처럼 세세하게 챙겨주는 삼성화재의 맞춤형 용병 관리가 레오(23)를 춤추게 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입단 당시만 해도 레오의 성공 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애초 러시아 파켈에서 데려오려 했던 외국인 선수가 소속팀과 계약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삼성화재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파켈에서 추천한 레오를 테스트하기에 이르렀다. 파켈 클럽은 레오를 백업 레프트 정도로 판단했을 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삼성화재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장래성을 보고 '후보'로 분류된 레오를 영입했다. 하지만 레오는 러시아로 떠난 가빈 슈미트의 공백을 말끔히 메우며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더욱이 삼성화재의 '맞춤형 용병 관리'가 쿠바에서 망명한 레오를 성공하게 만든 원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다른 구단들도 숙소와 차량을 제공하는 등 외국인 선수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마치 엄마처럼 작은 것까지 세세하게 챙기는 구단은 많지 않다. 지난 23일 23번째 생일을 맞은 레오는 구단에서 마련한 깜짝 선물을 받고 크게 감동했다. 비싸지도 거창한 것도 아니었지만 레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삼성화재는 가족사진을 프린팅한 티셔츠를 선물로 건넸다. 가족이 힘의 원천이라고 매번 강조했던 레오는 선물 받은 티셔츠를 입고 대한항공과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 대한 승부욕을 불태웠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장에도 가족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삼성화재는 3년 만에 모자 상봉을 연결해주기도 했다. 지난 1월 레오는 망명 후 처음으로 어머니 이네스 마르티네스와 극적으로 상봉해 눈시울을 붉혔다. 삼성화재 숙소인 용인 기흥의 휴먼센터 인근에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도록 배려했고, 통역을 24시간 대기시켜 생활의 불편을 최소화 하는데 힘쓰고 있다. 심지어 운전 등을 해주는 친구 겸 도우미를 붙여주기도 했다.
신치용 감독은 레오가 부탁하는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선다. 정규리그 우승 축승연 때 레오가 '양복이 없다'고 하자 구단에 건의해 고가의 양복을 선물했다. 발 사이즈가 340㎜에 달해 맞는 신발이 없자 이태원까지 가서 구두까지 맞춰주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또 신 감독은 가장 아끼는 넥타이 선물도 약속했다. 레오가 신 감독이 지난해 우승했을 때 맸던 넥타이를 갖고 싶다는 뜻을 전하자 '한국 아버지'는 선뜻 자신의 '보물'을 내놓았다.
삼성화재가 따뜻한 온정으로 보살펴줬고, 레오는 경기력으로 보답하고 있다. 또 레오는 신 감독에게 "3~4년 한국에서 더 뛰겠다"며 삼성화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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