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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후 고립된 북키프로스 “러시아 예금 들어올까”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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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후 고립된 북키프로스 “러시아 예금 들어올까” 기대감

입력
2013.03.2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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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계가 장악하고 있는 북키프로스가 이번 금융위기로 오히려 기대에 들떠있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키프로스 수도 니코시아를 경계로 한 북쪽의 북키프로스 터키공화국은 “키프로스 은행에 예치됐던 해외자금이 과세와 불안정을 피해 북부로 대거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북키프로스 당국은 키프로스 구제금융안이 협상중인 지난주 금융기관에 “대규모 해외자금 예치에 대비하라”며 “자금 중 일부는 돈세탁 방지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라”고 공지했다. 키프로스 은행 예치금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러시아 자금의 송금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키프로스 섬은 1974년 그리스계와 터키계의 분쟁 이후 남북으로 갈려 있다. 1975년 남부에 거주하던 터키계가 북부로 이주하고, 북부의 그리스계는 남부로 이주해 분단된 상태다. 터키군이 점령한 북부는 1983년 북키프로스 터키공화국이라는 국명으로 독립을 선언했지만 터키 정부를 제외하고는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현재 유엔과 대다수 국가는 남부 키프로스만을 섬의 대표국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후 40여년 간 북키프로스는 유럽 시장에서 고립돼 왔다. 키프로스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한 2004년 이후에도 북부에 대한 EU의 무역봉쇄는 지속됐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상황이 바뀌었다. 북키프로스는 유로존 재정위기의 타격을 받지 않았고, 경제 붐을 맞은 터키의 투자는 늘고 있다. 2010년 이후 경제가 매년 평균 4%씩 성장하고 있는 터키는 북키프로스에 대한 현금 보조금을 매년 6억달러로 크게 늘렸다. 이에 힘입어 북키프로스 관광산업은 2009년 이후 지금까지 30% 확장됐다. WSJ는 이 지역에 리조트호텔 등 대규모 휴양시설이 들어서고 있고, 향후 러시아 관광객을 유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터키 국영 석유기업 TPC가 이달 말부터 역내 천연가스 시추 작업을 시작하는 등 에너지 사업도 늘고 있다.

WSJ는 “키프로스 은행의 해외자금이 다른 유럽국이 아닌 북키프로스로 유입될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키프로스의 위기를 계기로 전화위복을 노리는 북키프로스의 낙관주의는 최근 뒤집힌 지역경제 판도를 반영한다”고 전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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