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 이스라엘 바람이 불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모티브가 이스라엘이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두뇌강국으로 성장한 비결을 기술한 란 책이었다는 것이 알려진 후 이스라엘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25일 이스라엘 벤처투자펀드인 요즈마 펀드의 이갈 에를리히 회장을 초청해 세미나를 가졌다. '혁신'이란 뜻의 요즈마 펀드는 이스라엘 정부와 기업이 함께 조성한 벤처캐피털로 박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공약으로 창조경제를 내세우면서 국내 벤처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벤치마킹 대상으로 지목해 주목을 받았던 회사다.
에를리히 회장은 이날 "신생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기업 생태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가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처음 창업하는 사람과 똑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생 기업이 실패하더라도 계속 시도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실패했을 때 커리어에 낙인 찍히는 것처럼 생각하면 (기업가는) 사장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요즈마 펀드 시작 전 이스라엘 산업무역노동부에서 수석과학관으로 재직했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정부는 기업을 지원하더라도 기업가 활동에 최대한 개입하지 않고 촉매제 역할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앞서 를 번역하고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 공약에 상당 부분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도 지난 10일과 20일 각각 청와대와 고용노동부에서 이스라엘 관련 강연을 가졌다. 윤 차관은 강연에서 "이스라엘은 역설적으로 사막국가였기 때문에 과학기술을 통해 가장 물 관리를 잘하는 국가가 됐다"며 "우리도 창조경제를 실현시키려면 이스라엘의 '후츠파(chutzpahㆍ놀라운 용기) 정신'을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당이나 정부나 박근혜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그런 차원에서 원조 국가로 알려진 이스라엘과 관련 인사들과의 교류도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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