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을 창업한 마크 저커버그(28)가 다른 벤처기업 경영자들과 함께 정치 활동 단체를 설립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3일 보도했다. 96억달러(10조6,500억원)의 자산과 세계적 지명도를 갖춘 그가 본격적으로 정치 활동에 나설 경우 큰 파급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리티코는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 저커버그가 한달 전부터 특정 현안에 지지를 표명하는 비영리단체 설립을 준비 중이고 이민법 개혁을 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실리콘밸리 기업인들이 해외 기술인력의 이민 문턱을 낮추기 위해 정치권을 대상으로 하는 로비 활동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은 저커버그와 동료들이 공화ㆍ민주 양당 전략가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으며 조언자 그룹에는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조 로크하트 글로벌파크 파트너, 롭 제스머 전국공화당상원위원회 집행이사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저커버그의 하버드대 재학 시절 룸메이트로 잘 알려진 벤처사업가 조 그린도 참여했다. 미국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저커버그가 새 단체 설립에 수백만 달러를 투입했다”고 보도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에만 4억9,900만달러(5,400억원)를 기부하는 등 자선활동에 열심이었지만 정치 활동은 정치 단체에 두 차례 5,000달러(550만원)씩 기부한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가 올해 2월 캘리포니아주 자택에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의 재선을 위한 모금행사를 전격 개최했다. 크리스티 주지사와 공립학교 교육 개선 운동을 함께 한 인연이 있긴 했지만 저커버그가 처음으로 정치인 지지 행사를 열었다는 점, 그것도 진보 색채가 강한 실리콘밸리에서 공화당 정치인을 지지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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