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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학자금 대출자들 "첫 직장, 별로지만 빚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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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학자금 대출자들 "첫 직장, 별로지만 빚 때문에…"

입력
2013.03.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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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대출을 받은 적이 있는 대학 졸업생은 대출금 상환 압박 때문에 열악한 일자리에 서둘러 취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대학 졸업자 1,842명(2년제 졸 1,035명, 4년제 졸 807명)을 분석한 '대졸자의 학자금 대출 실태와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경험이 있는 대졸자의 4대 보험 가입률이 그렇지 않은 대졸자보다 2.7~5%포인트 낮았다.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은 불안정하고 처우가 열악한 일자리라는 뜻이다. 4대 보험 중 국민연금 및 특수직역연금(공무원 군인 사립학교 교직원 등) 가입률은 대출 경험이 있는 대졸자가 79.4%지만 미대출자는 84.4%로 5%포인트나 높다. 국민건강보험 역시 대출자 87.3% 미대출자 90%, 고용보험은 대출자 86.3% 미대출자 89%, 산재보험은 대출자 84.9% 미대출자 87.7%로 미대출자의 보험 가입률이 2.7~2.8%포인트 더 높았다.

반면 학자금 대출자의 취업률은 84.1%로 미대출자(80.6%)보다 3.5%포인트 높았다. 보고서는 "학자금 대출자가 상환 부담으로 열악한 노동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출자 중 상환을 위해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알아본 경험'이 29.6%, '적성ㆍ비전보다 보수를 고려해 일을 해 본 경험'이 19.9%, '하기 싫은 일을 그만두지 못한 경험'이 20%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졸자는 전체의 30.3%(559명)이었고, 이들의 평균 학자금 대출액은 901만원이었다. 다른 채무까지 있는 경우 평균 채무액은 1,857만원에 달했다. 학자금을 다 갚는 데는 평균 45.5개월이 걸렸고, 본인이 갚는 경우가 61.3%로 가장 많고 부모님(36.5%)이 뒤를 이었다.

학자금을 갚지 못해 위기에 처하는 대졸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2011년 하반기 7.07%(연체액 2,901억원)였던 학자금 대출 연체율은 2012년 상반기 7.17%(3,074억원)로 상승했다. 6개월 이상 빚을 갚지 못해 신용유의자로 등록될 위기에 처한 대출 건수 역시 2011년 상반기 7,500건에서 2011년 하반기 1만2,475건, 2012년 상반기 2만4,551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송창용 연구위원은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들이 학교 공부에 전념할 수 없고 졸업 후에도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직면하는 경우가 높다면 대출이 청년들에게 삶의 질곡이 될 수 있다"며 "학자금 대출보다 장학금 제도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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