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처음으로 세상과 소통한 도구는 '뗏목'이었다. 1976년 낙동강을 뗏목으로 답사한 후 79년에는 금강, 82년에는 급기야 대한해협까지 도전하게 됐다. 답사길은 육로로 확장됐다. 만주와 바이칼 지역은 물론 실크로드도 누볐다. 해양문화 창달에 기여한 공로로 대한민국 근정포장까지 받은 그는 동국대 윤명철(58ㆍ교양교육원) 교수다. 윤 교수의 탐험병이 또 도졌다. 경주가 실크로드의 동단임을 증명하는 경북도 실크로드 탐험대장으로 21일 경주를 출발한 것이다. 윤 대장은 2차에 걸쳐 해로와 육로로 1만4,000여㎞ 떨어진 터키 이스탄불까지 누빈다. 탐험길에 나선 윤 대장을 만났다.
-21일 경북도가 실크로드 탐험대가 원정길에 올랐다. 탐험대의 목적은 무엇인가.
"신라는 주변 나라와 문화교류는 물론, 무역도 활발했다. 주민들 간에도 교류가 끊이지 않는 등 국제적인 나라였다. 바로 그 문명교류의 창구가 실크로드다. 특히 실크로드는 초원의 길로 불리는 스텝로드와 연결, 고대부터 동양과 서양을 잇는 중요한 교통로였고, 신라의 수도 경주는 실크로드의 중요한 거점이면서 동쪽 종점이었다. 탐험대는 이를 국내외적으로 공인받기 위해 현지 답사에 나선 것이다. 더구나 실크로드는 오늘날 석유 등 자원의 보고로, 우리가 경제적인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도 반드시 신실크로드를 개척해야 한다."
-1차 탐험 주요 코스의 특징을 꼽는다면.
"1차 탐험은 실크로드 교류 통로인 경주∼중국 시안 3,594㎞ 구간을 차량과 배로 답사하는 코스다. 21일 경주를 출발, 서역과 문명교류의 흔적이 남아있는 대릉원과 괘릉, 평택 혜초기념비 등을 거친 후 배편으로 25일 오전에 중국 산동성 웨이하이에 도착하게 된다. 신라방과 신라촌, 적산법화원 등 신라인들의 당나라 거점 지역을 둘러보게 된다. 양저우 '최치원기념관'과 항저우 '실크박물관', 해상왕 장보고가 무령군소장을 지낸 쉬저우, 판관 포청천으로 알려진 카이펑, 경북도의 자매도시 정저우, 소림사가 있는 등펑 등을 거친 후 실크로드 거점도시인 시안(당나라 장안)에 도착한다."
-장보고와 최치원, 혜초 등은 실크로드와 어떤 연관이 있는 인물인가.
"장보고는 청해진을 세워 실크로드 주 구간인 중국 해안에서 신라와 일본 간 해양무역을 주도한 인물이다. 최치원은 통일신라 후기에 당나라에서 관리로 등용, '계원필경'과 '토황소격문'으로 필명을 날렸다. 혜초는 해양 실크로드를 타고 인도로 도착, 아프가니스탄 등 오아시스 실크로드를 누빈 실크로드 개척자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실크로드 역사에서 빠져서는 안될 인물들이다."
-4월5일 시안에서는 어떤 행사가 예정돼 있나.
"시안의 혜초기념비를 답사한 후 옛날 서역과의 교류가 활발했던 대당서시에서 그랜드 바자르 행사에 참가한다. '한중 실크로드의 날' 기념행사도 이날 성대하게 열린다."
-77명의 탐험대는 기수단과 역사기록팀, 대학생 탐사대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이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를 거쳐 고려에 이르기까지 활발했던 한중간 문명교류의 현장을 답사,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전문적인 분야별로 국민들에게 전파할 것이다.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이해시키고,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게 할 것이다."
-전공 분야는 무엇인가.
"동아시아 해양사 및 고구려사다. 동아시아를 동아지중해라고 모델을 설정, 우리 문화의 정체성과 역사활동을 해양적인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뗏목탐험가로 알고 있다. 탐험 경력은 어떤가.
"대학 시절 동굴탐험과 국내 강뗏목 탐험, 1982년 이후에는 대한해협과 황해, 동중국해 등에서 뗏목 탐험을 했다. 옛 고구려 지역은 말을 타고 탐사하는 등 아시아 속의 민족문화 지역을 탐험하고 있다. 현장에서 이론을 확인하고, 재해석하고 있다."
-2차 탐험대 일정은 어떤가.
"7월17일 시안을 출발, 실크로드 중국 지역을 통과한 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이란 등을 거쳐 8월31일 터키 이스탄불에 도착한다. 이날 이스탄불 아야소피아박물관 앞 광장에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행사 개막식을 갖게 된다. 탐험대 일정은 여기서 끝나지만 엑스포 행사는 9월22일까지 23일간 이스탄불 일원에서 열린다.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의 행사를 넘어 21세기 우리 민족의 신기원을 이루는 국가적 행사다."
-탐험대를 이끌고 실크로드 원정을 떠난 느낌을 말해달라.
"기대와 자신감이 크지만 훈련된 탐험가들이 아니라 작가와 대학생 등 다양한 성격의 대원들로 구성돼있어 걱정도 있다. 어깨가 무겁다.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
●약력
한국탐험협회 창립 사무총장
한민족학회 회장
고조선 단군학회 회장
한국해양문화연구소장
동국대 교양교육원 교수
김봇超袖?ksw@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