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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낙마 인사 혼선이 개선 1순위… 보안이 불통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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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낙마 인사 혼선이 개선 1순위… 보안이 불통 논란 확산"

입력
2013.03.2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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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출범 1개월을 맞은 박근혜정부를 평가하면서 인사 혼선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국회와의 관계에서 소통 부족을 드러내고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나, 국민 대통합 행보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도 부족한 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이 박근혜 대통령만 쳐다보는 식의 국정운영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다. 다만 대선 공약을 지키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보여줘 신뢰감을 보여준 점이나, 정권 초기 측근이나 실세가 부각되는 부작용을 차단한 점 등은 긍정적 측면으로 꼽혔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개선 필요성을 제기한 부분은 역시 인사 문제였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24일 "정권 초기 인사에서 검증 실패 등 여러 문제를 노출시켰다"며 "모든 결정을 대통령 혼자서 하고 제도적 장치는 잘 작동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과도한 보안 인사로 인해 줄줄이 낙마 사태가 일어났다는 것은 상당한 문제"라며 "보안 인사는 '불통' 논란도 확대시켰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금까지의 인사 과정에서 드러난 폐쇄주의적 성향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소통이 안 되고 검증이 부실해 인사에서 대참사가 벌어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인사 시스템을 시급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랐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청와대 인사위원회는 인재 발굴을 폭 넓게 하고, 민정라인 등은 검증을 철저히 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게 만들어야 한다"며 "필요하면 인사 문제를 전담할 수 있는 인사수석 또는 인사기획관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국회와의 관계 설정에서 문제점을 보였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철순 부산대 교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대통령이 융통성을 발휘해 문제를 풀어가는 '리더의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황태순 평론가는 "대통령이 국회 협상 과정에서 지나치게 개입하고 관여하는 인상을 줬다"고 분석했고, 장승진 국민대 교수는 "국회, 특히 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부족했다"지적했다.

이내영 교수는 "대통령이 국회와의 관계에서 훨씬 더 적극적으로 여당에게 권한을 주고 야당과도 적극 소통하고 설득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맥락에서 대통령 혼자 모든 일을 결정하는 듯한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윤종빈 명지대 교수는 "대통령만 바라보는 식의 국정운영이 돼서는 안되고 청와대 참모와 내각 등의 분권과 자율성이 강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철순 교수는 "대통령 주변에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참모가 없는 게 문제"라며 "고언을 스스럼 없이 할 수 있는 참모 그룹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합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이준한 교수는 "대선 과정에서 강조한 대통합, 대탕평 노력은 상당히 미흡해 그런 구호가 공허하게 들린다"며 "앞으로 이를 잘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도 "2030 세대와의 소통 등 세대 통합 노력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정권 초반인데 개혁 드라이브가 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정치쇄신을 강력하게 추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최진 원장은 "국정 안정성이 강조되다 보니 참신한 개혁성이나 새로움 같은 것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긍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았다. 이정희 교수는 "약속을 지키려는 모습이 보여 신뢰감을 준 것은 긍정적"이라고 했고, 이철순 교수도 "공약을 지키려고 애를 쓰는 모습은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진 원장은 "전문가 출신을 중용하고 기존의 국가시스템을 중시해 안정적인 국정운영 리더십을 보인 점은 장점"이라고 말했다. 신율 교수는 "안보 위기 상황에서 뚜렷한 메시지를 보여준 것은 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승진 교수는 "휘둘리지 않고 뚝심 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강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내영 교수는 "논공행상을 하지 않고 실세가 행세하는 모습이 거의 없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한 달에 대해 "밀봉인사, 나 홀로 불통인사 스타일, 구멍 난 인사시스템이 빚은 인사 참사 도미노의 한 달이자 불통과 오만으로 귀결된 한 달"이라고 혹평하며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민정라인 일괄 교체, 인사시스템 전환 등을 촉구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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