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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 정신보다 사회적 책임이 우선”, ‘밑져도 장사하는’ JW중외그룹 수액제(링거액) 생산공장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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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 정신보다 사회적 책임이 우선”, ‘밑져도 장사하는’ JW중외그룹 수액제(링거액) 생산공장 탐방기

입력
2013.03.2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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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군 JW중외그룹의 수액제 생산공장. 쉽게 말해 링거주사에 들어가는 수액을 만드는 곳이다.

일단 규모가 보는 이를 압도한다. 총면적 14만2,579m². 축구장 22개 크기다. 단연 국내다. “수액제 공장이 왜 이렇게 커야 하나”는 질문에 공장 관계자는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시설이 반드시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액제조의 첫 공정은 물 확보인 만큼, 이 곳엔 지하수를 퍼 올리는 일종의 우물 같은 시설이 4개나 있다.

링거는 혈관주사다. 사람의 핏속에 들어가는 수액인지라, 한 마리의 세균도 용납될 수 없다. 그래서 이 곳 공장 근로자들은 모두가 흰색 위생복에 위생모를 쓰고 있다.

지하수가 수액제로 되기까지 거치는 공정은 총 13단계나 된다. 모든 과정이 자동화되어 있는데, 딱 두 번은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한다. 두 번 모두 수액(bag) 속에 이물질이 들어있는지 검사하는 작업이다. 이미 지하수를 증류수로 만들기까지 3번의 살균필터를 거쳤음에도, 또 한번 사람의 눈으로 다시 위생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회사측은 국내 품질관리기준(KGMP)보다 까다로운 유럽기준(EUGMP)에 맞췄다고 했다. 물론 그만큼 생산비와 관리비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

현재 이 곳에서 생산되는 수액은 하루 평균 33만ℓ. 제품종류만도 60여종, 품목수는 130개가 넘는다.

JW중외그룹은 현재 국내 수액시장에서 약 50%정도의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CJ제일제당과 대한약품이 잇는다. 국내에서 수액을 만드는 제약사는 세 군데뿐이다.

제조사가 적은 건 별로 남는 게 없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수액제조는 한마디로 ‘돈 안 되는’ 사업이다. 대부분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고 생산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수액제는 정부가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안 만들 수도 그렇다고 맘대로 생산을 중단할 수도 없다.

퇴장방지의약품 제도란 대체재가 없는 필수의약품에 대해 국가에서 원가를 보전해주는 대신 상한 판매가를 정하는 제도다. 현재 대표적인 기초수액제인 생리식염 주사액은 1ℓ 기준 1,100원대. 시중에서 판매되는 생수보다도 가격이 싸다.

JW중외그룹이 당진에 수액제 공장을 세운 건 2006년이다. 어차피 적자나 면하면 다행인 사업에 1,400억원이나 되는 돈을 들여 첨단 자동화 시설을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설령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꼭 필요한 의약품은 만들어야 한다는 경영이념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경영이념은 고 이기석 창업주가 만든 ‘제약구제(製藥救濟, 약을 만들어 사람을 돕는다는 뜻)’이다.

실제로 제약사들이 수지타산을 이유로 수액제 생산을 중단한다면? 아마 상상할 수 없는 의료재앙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신준섭 서울의료원 응급의학과장은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90%이상이 수액제 주사를 맞고 있다”며 “수액제가 싼 값에 보급돼 행려환자들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최소한 수액제 제조사들의 적자는 보지 않도록 판매상한가를 높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1959년부터 시작된 수액제 생산은 어차피 이익 목적은 아니었다”면서 “수출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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