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와 기업들의 가시적 실적개선에도 불구, 아베노믹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유동성과 환율은 그야말로 진통제일 뿐, 근본 치료제는 될 수 없다는 것이 골자다.
영국 HSBC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킹은 최근 아베노믹스를 '물에 젖은 폭죽'에 빗대며, 폭발력에 한계가 명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3, 4년 전 영국에서도 양적 완화를 통해 경제성장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야기해 오히려 성장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최근 칼럼에서 "과거와 달리 일본이 세계 시장에 팔 수 있는 물건이 부족한 상황에서 엔화 약세가 특효약이 될 수는 없다"고 꼬집했다.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론은 쏟아지고 있다. 지난 19일 퇴임한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중앙은행(BOJ) 총재는 "미국, 유럽 등의 통계를 보면 대량 통화공급과 물가상승 사이의 연관성은 단절되고 있는 추세"라며 "공격적인 금융완화 만으로는 물가상승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고 (2% 물가상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성장전략과 재정의 재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BOJ 독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결국 엔화 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시장을 생각대로 움직이려는 정책관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시라카와 전 총재는 지난해 11월 아베 총리가 당선된 직후 금융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어 왔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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