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앞으로 27일. 지구촌의 손님을 맞이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문을 여는 순천은 마무리 손질에 여념이 없었다.
시원스레 펼쳐진 순천만을 끼고 있는 박람회장은 이제 헐거워진 봄의 땅에 형형색색의 초화류(草花類)를 심어 꽃단장을 마치면 준비가 끝난다. 24일 찾아간 '지구의 정원(庭園), 순천만' 곳곳엔 벌써부터 봄의 향기가 물씬 묻어났다.
현재 순천시 풍덕동과 오천동 일대 111만2,000㎡에 조성 중인 정원박람회장의 전체 공정률은 98%. 622종 200만 송이의 꽃이 심어지고 쉼터 등에 대한 마무리 작업이 정리되면 이곳은 23개국 84개의 정원이 눈앞에 펼쳐지는 '세계의 정원 경영장'으로 변신한다.
박람회장은 주 박람회장과 국제습지센터, 수목원 등 크게 3개로 구성됐다. 세계 11개국의 정원이 조성 중인 주 박람회장을 동문으로 들어가면 최고 높이가 16㎙에 달하는 크고 작은 언덕 6개와 호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인 영국의 찰스쟁스가 순천의 지형을 형상화한 순천호수정원이다. 순천만이 지구의 정원으로 성장할 꿈을 디자인한 테마정원이다.
바로 옆에는 마치 갯지렁이가 지나 간 것처럼 푹 내려앉은 곳에 '갯지렁이 다니는 길'이 자리를 틀었다. 갯지렁이를 통해 생태계 보호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플라워쇼의 대명사인 영국 첼시플라워쇼에서 '해우소 가는 길' 'DMZ' 작품으로 2년 연속 최고상을 받은 디자이너 황지해씨의 작품이다.
이밖에도 베르사유 궁전 정원을 연상시키는 프랑스 정원과 포츠담의 카를 푀르스터 정원을 본뜬 독일정원, 튤립과 풍차가 어우러진 네덜란드 정원도 발길을 잡는다.
주제관인 국제습지센터는 주박람회장과 동천(東川)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데, 두 곳을 연결하는 게 바로 '꿈의 다리'다. 습지의 자연정화와 자연재생능력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이 다리는 길이 175㎙, 폭 7.29㎙로 재활용 컨테이너 30개를 연결해 만들었다. 외부에는 2010년 상하이엑스포에서 한국관을 설계한 설치미술가 강익중 작가의 한글 디자인이 전시돼 있고 내부에는 전 세계 어린이들의 꿈이 담긴 그림 14만여 점이 전시돼 있다.
국제습지센터는 지열과 태양광을 활용한 에너지 절약형 건물로 지어졌으며 영상관 생태학습관 체험습지 등이 조성됐다. 생태관과 체험습지는 갯벌과 짱뚱어 갈대 등 수생 동식물을 관찰하는 생태학습장으로 활용되며 70%이상 살아있는 생물로 전시된다. 국제습지센터 주변에는 물새놀이터 야생동물원 하늘정원 수목원 등이 조성돼 있다.
25만3,000㎡ 규모의 수목원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고 있는 정원수(庭園樹)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나무도감원과 철쭉정원, 편백숲, 한국정원 등이 조성돼 휴식은 물론 숲과 정원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담겨있다.
한국정원은 조선시대 정원의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식영정이 그대로 재현됐고 주변에는 한국 소나무가 운치를 더했다. 한국정원은 궁궐정원과 선비정원, 어머니의 소망을 담은 소망정원으로 꾸며졌다.
정원박람회는 사색과 경관뿐 아니라 자연과 어우러진 다양한 공연ㆍ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됐다. 10월 20일까지 184일 동안 박람회장에서만 무려 3,993회에 달하는 주제ㆍ초청ㆍ거리공연이 펼쳐진다. 또 순천시내 전역에서도 2,236회의 문화ㆍ예술공연이 열린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개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여름철에는 오후 9시까지 연장된다. 입장료는 성인 1만6,000원, 청소년 1만2,000원, 어린이 8,000원. 30명 이상 단체 구매할 경우 20% 할인된다. 4월 12일까지 사전 예매할 경우 10% 싸게 구입할 수 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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