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가 직접 기름을 넣는 셀프 주유소가 전국에 1,000개를 넘어섰다. 고유가 시대에 직접 주유하는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싼값에 기름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린 덕분이다.
22일 한국주유소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에 설립된 셀프 주유소는 총 1,068개로 집계됐다. 2003년 처음 등장한 지 10년 만이며, 전년도(637개)에 비해 67%나 늘었다. 게다가 2011년 말 전국 주유소가 1만 2,910개에서 2012년 말 1만 2,803개로 100개 이상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셀프 주유소의 확산 속도가 더욱 눈에 띈다.
셀프 주유소는 2007년 한 해 동안 유가가 리터당 평균 200원 이상 급등하면서 2008년 이후 크게 늘었다. 2007년 59개에서 2009년 299개, 2011년 637개 로 급증하더니 지난해 3월 700개를 넘어섰고 9월에 930개를 기록했다. 2007~2012년 연평균 증가율은 무려 340%로, 매달 평균 14개씩 증가한 셈이다. 이 기간에 전체 주유소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4%에서 8.1%로 수직 상승했다.
이 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름값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날 서울지역 셀프 주유소의 휘발유는 리터당 최저 1,962.91원으로, 일반 주유소(최고 2,073.10원)와 비교해 최대 100원 이상 싸다. 전국적으로도 17원~45원 정도 저렴한 편.
그렇다보니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기존 주유소들마저 셀프 주유소로 돌아서고 있다. 경영난에 빠진 주유소들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박리다매 전략으로 위기를 뚫기 위해서다. 또 셀프 주유소는 주유원을 따로 고용할 필요가 없어 인건비도 아낄 수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셀프 주유소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셀프 주유기 가격이 일반형보다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1,000만원 이상 비싸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가격 경쟁력과 비용 절감으로 이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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