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이 좌변 백 다섯 점을 잡았지만 대신 하변이 뚫려서 오히려 손해를 봤다. 게다가 오른쪽 흑돌 전체가 무척 허술해졌다. 최철한이 서둘러 1부터 7까지 응급처치를 했지만 이번에는 우변 흑돌이 위험하다. 그래서 또 9로 지켰지만 10, 12를 선수로 당해서 여기서도 실리 손해가 크다.
한데 바둑이 술술 잘 풀리자 박영훈의 긴장이 풀렸던 것일까. 14가 너무 느슨했다. 기왕에 마늘모 할 거면 반대쪽인 1로 둬서 흑 대마를 계속 압박했어야 했다. 박영훈이 잠깐 한눈파는 틈을 놓치지 않고 최철한이 얼른 손을 빼서 상변의 요처인 15를 먼저 차지한 게 엄청나게 컸다. 이제는 백이 꼭 유리하다고 말하기 어렵게 됐다.
물론 흑 대마는 절대로 잡히지 않는다. 실전보 26 이후의 실전 진행이 다. A, B가 모두 선수여서 간단히 두 집을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전쟁터는 상변 뿐, 앞으로 이 부근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승부가 달렸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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