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수입랭킹은 스폰서 계약 등이 더 큰 몫 차지
‘톱 랭커는 없지만 돈은 많다.’
미국테니스협회(USTA)가 2017년까지 US오픈 테니스 총상금을 5,000만달러(557억원)로 늘리겠다고 21일 발표했다. 지난해 총상금 2,552만달러의 약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USTA는 “대회 수입이 늘어나면서 선수들의 요구사항도 있어 상금을 인상키로 했다”며 “선수들이 대회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22개 후원사를 거느린 USTA는 앞서 올해 상금을 400만달러(44억원) 늘린 데 이어 추가로 410만달러(45억원)를 인상키로 해, 올해 총상금 규모가 3,360만달러(374억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보다 808만달러 늘어난 액수다. 최근 5년동안 증가액(500만 달러)보다 300만달러를 더 늘린 것.
가히 천문학적인 돈 잔치다. 4대 메이저대회 최다 상금액을 자랑하는 호주오픈이 올해 3,000만 호주달러(334억원)를 내걸어 이름값을 유지했으나 US오픈이 가볍게 뛰어넘었다.
선수들은 일제히 환영의사를 나타냈다. 남자프로테니스(ATP) 선수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로저 페더러와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는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상위 랭커 뿐만 아니라 100~200위권 선수들도 더 나은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브래드 드와이트 ATP총재도 “테니스 사상 가장 큰 폭의 증액이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만큼 선수들의 지갑도 더욱 두둑해질 전망이다. 본선 1회전에서 탈락해도 최소 3,000만원 이상을 거뜬히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또’에 비유되는 테니스도 복싱 앞에서는 고개를 숙인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2011년 6월부터 2012년 6월까지 1년 동안 세계 100대 프로 선수 수입랭킹 1,2위에 플로이드 메이웨더(8,500만달러ㆍ927억원)와 매니 파퀴아오(6,200만달러ㆍ717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복싱은 상금이라기 보다는 대전료 개념이어서 테니스나 골프와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5,940만달러ㆍ687억원)도 3위로 밀렸고, 페더러(5,270만달러ㆍ609억원)는 5위에 올라 테니스계의 체면을 유지했다. 메이웨더는 2012년 5월 주니어 미들급 타이틀전 단 1경기에서 3,200만 달러(362억원)의 대전료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타 플레이어는 순수 상금보다는 스폰서 계약 등이 수입 총액에서 훨씬 더 큰 몫을 차지한다.
단순히 상금 규모로 비교하면 테니스는 골프보다는 한 수위다. 가장 많은 상금이 걸려있는 골프대회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하지만 총상금이 950만달러(106억원)에 ‘불과’하고 챔피언 몫이 171만달러(19억원)에 그친다. 최경주가 2011년 우승컵을 안아 화제를 모았다. 4대 메이저골프(마스터스ㆍUS오픈챔피언십ㆍPGA챔피언십ㆍ디오픈) 우승상금(144만달러ㆍ16억원)은 이보다 더 아래다.
하지만 골퍼들에게는 ‘한 방’이 있다. 1,000만달러(107억원) 보너스 대박의 기회를 주는 페덱스컵이다. 페덱스컵은 PGA투어 4개 플레이오프 대회인 더 바클레이스ㆍ도이체방크 챔피언십ㆍBMW 챔피언십ㆍ투어챔피언십에서 가장 많은 포인트를 얻은 챔피언에게 주는 트로피다. 우승상금은 100만 달러 안팎이지만 보너스만 1,000만달러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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