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용산개발 최대 공사인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반납하기로 했다.
삼성물산 고위관계자는 21일 "1조4,000억원 규모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반납하기로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렸으며, 이에 관한 공식 의견서를 25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공권 반납의 대가로 코레일은 삼성물산에 1차 전환사채(CB) 청약금 688억원을 돌려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용산개발사업은 코레일이 주도하는 공공개발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은 이날 용산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 출자사 21곳으로부터 코레일이 제안한 정상화 방안에 대한 동의여부 및 의견을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민간출자사들은 위기에 처한 용산개발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코레일 주도의 사업추진에 전반적으로 공감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특히 그 동안 공공개발에 부정적이었던 일부 재무적 투자자들도 수익보장 등 일부 조건을 달아 정상화 추진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출자자 다수의 동의를 바탕으로 코레일은 드림허브 자본금을 1조원에서 5조원으로 증액해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고 자금력과 기술력이 있는 대형건설사를 영입해 공공개발로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코레일이 새 사업자로 영입하기 위해 접촉했었던 현대건설이 삼성물산을 대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견이 완전히 봉합된 건 아니다. 시공권을 얻기 위해 주주로 참여한 건설사들은 시공권 확대를 계속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 출자사들은 여력이 없어 추가출자가 어렵고, 사업 무산 시 상호청구권 포기도 수용이 힘들다고 버티고 있다. 특히 민간 출자사들은 코레일이 드림허브와 실무기구인 용산역세권개발㈜를 장악하는 데 대한 견제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동산개발사업 경험이 전무한 코레일이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지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코레일은 민간 출자사들의 의견을 취합한 뒤 내부 조율을 거쳐 25일 자체 이사회에서 최종 정상화 방안을 확정한다. 이어 다음달 2일 주주총회에서 총 출자지분의 3분의 2이상이 찬성하면 용산개발사업은 코레일 주도로 새롭게 출발한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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