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라운지] 14년 만에 처음 선 무대서 MVP... "이게 바로 인생역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라운지] 14년 만에 처음 선 무대서 MVP... "이게 바로 인생역전"

입력
2013.03.21 14:06
0 0

7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의 '여왕'은 단연 임영희(32)다.

임영희는 지난 19일 끝난 2012~13 KDB금융그룹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에서 우리은행의 우승을 이끈 공로로 MVP까지 안아 두 배의 환희를 맛봤다. 숨은 요새처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주택가에 위치한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마주한 임영희는 우승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프로 14년차 임영희를 알파벳 키워드로 풀어봤다.

Ace(주장)

임영희는 최고참의 나이로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100% 이상 제 몫을 해준 선수다. 더욱이 주장으로 다른 선수들보다 많은 책임을 안고 올 시즌을 뛰었다. 위성우 감독은 취임하자마자 임영희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팀 내에서 나이가 많아 충분히 선수들을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

Best(명승부)

챔프전 1차전 승리는 통합우승의 기폭제가 된 중요한 경기였다. 1차전에서 삼성생명을 20점차(62-42)로 대파하며 승리의 촉을 느꼈다. 임영희는 단 한 차례도 챔프전 문턱에 가본 적이 없다. 첫 챔프전을 뛰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몸이 풀리며 17점 7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Coach(전주원 코치)

임영희는 우승 소감으로 전주원 코치의 돌아가신 어머니께 우승컵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전 코치가 상중(喪中)임에도 선수들을 위해 챔프전 3차전 벤치를 지켜준 데 대한 감사의 인사였다. 전 코치 어머님이 마지막으로 주신 식혜가 너무 기억에 남는다. 돌아가신 날 오후까지 소식을 모르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점심식사 때 마신 식혜를 '더 마실 수 없으니 밥알 한 톨 남기지 말고 마시라'고 했을 때 느낌이 좋지 않았다. 남은 식혜는 버리지 않고 생수병에 담아 전 코치께 가져다 드렸다.

Dream(또 다른 꿈)

임영희는 미래를 위한 특별한 꿈은 없다. 이번 우승이 운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농구에 대한 생각만 하고 싶다. 올 시즌 예상보다 너무 잘했기 때문에 다가올 시즌이 두렵다. 지금부터 부담이 된다.

Energy(힘)

가족보다 더 친한 선수들이 충전지다. 선수들끼리 우애가 너무 좋고 서로의 플레이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해줘 만족스럽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위 감독님이 취임 초반 공격을 주문했는데 선수들이 이해를 많이 했다. 농구 선수라면 누구나 득점을 해보고 싶은데 양보를 많이 했다.

Family(가족)

남편은 든든한 버팀목! 마음을 편하게 배려하는 매력남이다. 5년 열애 끝에 2012년 결혼한 남편은 임영희 대신 살림을 도맡아 한다. 맛있는 요리도 만들어놓고 기다려주기도 한다. 한 살 연상의 남편이 중학교때 야구선수를 했던 터라 선수생활에 대해 이해심이 많다. 시부모님도 경기 후 매번 '잘했다'는 문자를 보내주신다. 우승상금으로 선물을 드릴 생각이다.

Health(체력)

방금 전에도 동료 선수들이 내 체력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들어줬다. 타고났다. 부모님이 튼튼하게 낳아줘서 선수생활 내내 큰 부상이 없었다. 지옥훈련을 하며 더욱 건강한 체질로 거듭난 듯 하다.

Natural(자연인 임영희)

여성스러운 면이 많은데 오히려 농구할 때는 방해요소로 작용한다. 친정 부모님이 경기를 터프하게 하면 더 잘할 텐데 성격이 여성스럽다보니 그게 잘 안 된다고 매번 지적한다.

Quota(5쿼터)

정규리그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승 매직넘버를 만들고 주춤했던 시기가 힘들었다. 부담을 많이 느껴 마음 고생이 심했다. 또 챔프전을 앞둔 브레이크 타임때도 안 좋았다. 오래 쉬다 보니 밸런스가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위 감독이 휴식을 좋아하는 선수들에게 독이 될지, 득이 될지 지켜보자고 했는데 실제로 독이 됐다.

Retire(은퇴)

임영희는 2009년 신세계에서 FA(자유계약선수)로 나올 당시 다른 팀에 지명이 되지 않으면 은퇴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발전 없는 선수 생활에 지친 나머지 선수 생활을 접으려고 했다. 만약 우리은행이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이번 시즌 임영희는 볼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Sign(계약)

통합우승으로 농구인생 최고의 해가 됐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 팀과 끝까지 가고 싶다. 임영희는 계약기간이 남아 조만간 진행되는 FA에는 나오지 않는다.

We(우리)

최고의 기회를 만들어 준 팀! 우리 선수들 모두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이현아기자 lalal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