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도쿄(東京)에서 1,700여㎞ 남쪽 해상에 위치한 넓이 9㎡의 오키노토리(沖ノ鳥)에 8,000억원대 항구 건설 공사를 시작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1일 보도했다. 경제적 가치가 없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배경에는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확보 의도가 숨어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오키노토리에 길이 160m의 안벽(배를 대기 위해 쌓은 벽) 공사를 최근 시작했다. 2016년 공사가 마무리되면 길이 130m 가량의 대형 해저조사 선박의 정박이 가능해진다. 국토교통성은 이 곳에 연료와 물 보급시설도 설치할 계획이다. 총 공사비는 750억엔(8,700억여원)이다.
오키노토리 주변 해저에는 망간 코발트 리튬 니켈 등의 자원이 다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성은 수입에 의존하는 이 자원을 채굴하면 1,160억엔(1조3,490억여원) 가량의 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자원개발 주무부서인 경제산업성은 오키노토리 주변보다 리튬전지에 사용되는 코발트 매장량이 더 많은 미나미토리시마(南鳥島)나 오키나와(沖繩) 주변 해역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미나미토리시마 근해에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희토류보다 10배 높은 농도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사히 신문은 채산성에 의문이 있는 오키노토리 해역에 국토교통성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일본 면적보다 넓은 40만㎢의 EEZ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주장하는 EEZ로 진출하려는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 중국은 오키노토리가 섬이 아닌 암초라고 주장, 오키노토리를 EEZ 기점으로 삼는 일본의 입장에 반대하고 있다.
동서 4.5㎞, 남북 1.7㎞의 산호초인 오키노토리는 만조 때 대부분이 바다에 잠겨 등기상의 면적은 9㎡에 불과하다. 일본은 1931년 이후 오키노토리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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