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에서의 화학무기 사용 주장에 이어 정부군과 반군이 서로 이는 상대방의 소행이라고 공방을 벌이자 국제사회 차원의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3국은 2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양측의 주장을 모두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제라르 아로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는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된 모든 혐의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시리아 북부 알레포 외곽 칸 알아살 지역과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아타이바 지역에 유독 화학물질이 포함된 로켓이 떨어졌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시리아 국영 SANA통신은 희생자 사진을 공개하면서 “테러리스트들의 로켓 공격으로 칸 알아살에서만 31명이 사망했다”며 반군에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반군은 “정부군이 실수로 자신의 관할 지역에서 로켓을 폭파시킨 것”이라고 반박하며 “많은 시민이 호흡 곤란으로 질식사했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모두 국제사회의 조사를 요구했다. 바샤르 자파리 유엔 주재 시리아 대사는 “반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전문적, 독립적, 중립적 조사를 벌이라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요청했다”고 20일 밝혔다. 반군 대표조직인 시리아국가연합(SNC)도 “국제사회가 대표단을 피해지역으로 파견해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반인륜적 범죄를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화학무기 사용은 레드라인(금지선)을 넘는 것”이라며 “확인될 경우 게임체인저(결과나 판도를 뒤바꿀 만한 요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치피 리브니 법무장관 등 이스라엘 고위 관료들이 잇따라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된 것이 확실하다”며 논의를 촉구하자 “사실 관계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정부군이 보유한 화학무기가 내전을 틈타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무장조직 헤즈볼라 등 테러리스트의 손에 들어갈 가능성을 크게 우려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공격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은 매우 회의적”이라고 해 아사드 정권을 의심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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