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중산층 사회를 꿈꾸고 있다. 바로 중국이 내세우는 ‘샤오캉 사회’가 그것이다. 13억 중국인의 생활수준을 중산층 정도로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아마 세계사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때맞춰 중국 통계국은 중국이 샤오캉 사회에 들어간 정도를 조사한 통계수치를 발표하였다. 2010년 기준으로 샤오캉 사회 실현 수준을 80.1%로 제시한 것이다. 정말 그 정도인지는 의문이지만 이의 실현여부를 떠나 중국이 급속히 샤오캉 사회로 들어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샤오캉 사회는 덩샤오핑이 1980년대 초반에 제시했던 국가발전의 청사진이다. 경제발전만이 아니라 사회의 조화, 생활의 질, 교육수준, 환경 등이 업그레이드 된 사회를 말한다.
중국정부는 2020년까지 샤오캉 사회를 사회 전반에 정착시키고, 2021년 개최될 중화인민공화국 100주년 기념식에서 샤오캉 사회 달성을 선포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2020년까지 평균 7.2%의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당연히 현시점에서 중국이 해야 할 일은 많다. 우선 부의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2001년 당시 지니계수가 0.4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0.5이상일 것이라고 예측된다. 이 수준은 중국사회의 통합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한 수준이다.
다음으로 내수확대를 통한 경제의 지속발전이다. 후진타오 전 주석은 얼마 전 1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서 ‘포괄적 성장’을 목표로 국내 소비가 GDP 성장을 지지하는 구조가 필요함을 내세웠다. 중국지도부는 현재와 같은 발전모습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것은 시진핑 주석도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어떻게 내수확대를 통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느냐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발전모델에 대한 보완도 필요하다. 중국인의 삶의 표준, 환경보호, 에너지 효율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는 중국이 경제발전을 위해 개인을 희생시키고, 환경을 무시하며,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산업체제 등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선부론과 같은 특정지역 우선발전전략도 수정될 필요가 있다.
향후 중국이 샤오캉 사회가 된다는 것은 주변 국가에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학자들은 중국이 2020년이 되면 GDP가 24조8,000억 달러로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한다. 츠푸린 중국개혁발전연구원 원장은 2020년 중국의 중산층 비율은 전체 인구의 40%, 즉 6억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얼마 안 있어 우리 이웃에 경제규모가 미국에 맞먹는 국가가 출현하는 것이다.
한국은 중국사회의 이런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우선 중국의 국가정책변화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샤오캉 사회 진입 전과 진입 후의 정책은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이다, 진입 전의 정책은 외부환경의 안정추구, 내수확대와 개인 및 지역 간의 경제격차해소에 둘 것이다. 진입 후에는 개인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문화적 의식제고, 그리고 아시아 중심국가로서의 리더정책에 둘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중국인의 생활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된다. 의식주나 교육 등에서 과거와는 다른 행태가 나타날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산업이 출현하고 가치관이 변하면서 새로운 소비관이 등장할 것이다.
우리는 중국이 목표로 한 2020년의 샤오캉 사회의 실현 전에 이에 대한 대응능력을 키워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노력이 시급하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중국의 샤오캉 사회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구자억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ㆍ한중교육교류협회 회장
구자억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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