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태양전지 제조업체인 중국 선텍이 파산하면서,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중국발 구조조정'파장이 불어 닥칠 전망이다. 단기적으론 악재지만, 장기적으론 공급과잉을 해소해줘 오히려 태양광 시장부활에 청신호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선텍의 생산설비가 있는 중국 장쑤성 우시의 중급인민법원은 8개 채권은행단이 제출한 파산 및 구조조정 계획을 전날 승인했다. 앞서 선텍은 15일 만기가 돌아온 5억4,100만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를 갚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선텍은 2001년 설립 이후 공격적 투자와 판로 개척으로 최근 5년간 태양광 모듈 분야에서 줄곧 세계 1,2위를 지켰다. 2005년엔 중국 민간기업 중 최초로 뉴욕증시에 상장되기도 했다. 그러나 글로벌 태양광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막대한 누적 적자에 시달려 왔다.
선텍 파산은 중국 태양광 업계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 업체들은 지난 10년 동안 정부의 적극적 육성 정책에 힘입어 급속히 몸을 불렸지만, 태양광 수요가 급감하자 공급과잉과 제품가격 폭락의 주범으로 몰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솔린드라, 독일 큐셀 등 태양광 큰 손들이 줄줄이 부도를 맞았을 때도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고 연명해 왔다"며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자 중국 정부가 경쟁력 위주로 시장을 재편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선텍 파산으로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 업체들도 영향을 받게 됐다. 특히 국내 최대 폴리실리콘(태양전지 원료) 생산업체인 OCI는 선텍과 2016년까지 장기 공급계약을 맺은 터여서, 일부 계약이 파기될 가능성이 있다. OCI 관계자는 "공급 물량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데다, 중국 태양광산업의 전반적 구조조정이 동반될 경우 오히려 안정적인 공급선을 마련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선텍 파산으로 중국이 태양광산업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을 중단하는 기조가 강해질 것"이라며 "중국의 생산설비가 대거 폐쇄되면 공급과잉이 해소돼 국내 업체들의 실적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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