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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사 주범 급성관상동맥증후군… 가슴통증 방심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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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사 주범 급성관상동맥증후군… 가슴통증 방심은 금물

입력
2013.03.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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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 않다가 딱 그 순간에 아팠어요. 아주 혼절하기 직전에 심근경색이다 생각이 난 거예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날 빨리 119로 실어서 병원에 데려다 다오. 죽다 살았죠."(탤런트 사미자ㆍ2005년 심근경색 발병)

개그맨 김형곤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그룹 거북이의 리더 임성훈씨 등 숱한 사람들이 심근경색으로 목숨을 잃었다. 심근경색은 병원 도착 전까지 살 수 있는 확률이 약 30% 정도로 추산되며, 치료 시작 후 30일 안에 사망할 확률은 7.5%, 10년 내 사망할 확률이 40%나 되는 매우 무서운 질환이다. 심장동맥이 완전히 막히는 ST분절상승 심근경색, 완전히 막히지 않으면서 가슴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급성심근경색, 불안정형 협심증을 통틀어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부른다.

국내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 수는 31만여명으로 환자 개인과 사회적 부담은 연간 1조2,542억원에 달한다. 구본권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국내에서도 심혈관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빈도가 높아지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급성관상동맥증후군 등 심장혈관질환으로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은 아이러니하게도 혈액의 방어기제 때문에 생긴다. 우리 몸은 피 속에 노폐물이 생기면 신장에서 걸러내 소변으로 배출하기도 하지만 혈관 안에 쌓아놓기도 한다. 이렇게 쌓인 노폐물 덩어리가 터지면 응고력이 매우 강한 물질들이 흘러나오면서 굳은 혈액이 혈관을 막는다. 급격한 운동, 스트레스 등이 노폐물 덩어리가 터지게 하는 주요 원인이다.

병 이름 앞에 '급성'이 붙어 전조증상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환자 절반 정도는 1, 2일 전에 5~10분간 가슴을 짓누르거나 체한 느낌을 받는다. 사람에 따라 가슴 속에 고춧가루를 뿌린 듯하거나 칼로 심장을 후벼 파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 응급실을 찾는 게 사는 길이다.

가슴을 움켜쥐고 사람이 쓰러졌다면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한다. 인공호흡은 환자를 살리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변에 한 사람을 지명해 119에 전화해 달라고 요청하고 오른손 바닥을 편 뒤 왼손을 위에서 포개듯 깍지를 끼고 환자의 양쪽 젖꼭지 가운데 부분을 누른다. 누르는 속도는 1분에 100번, '아 하 하 하 스테인 어라이브 스테인 어라이브'라는 후렴구로 유명한 비지스의 '스테인 어라이브(Stayin' Alive)' 같이 빠른 템포의 댄스곡을 생각하면 쉽다. 심폐소생술로 환자를 살릴 수 있는 확률은 5~10%, 전기충격기를 사용하면 20~25%까지 생존율이 올라간다. 최근에는 공공시설과 대형 건물에 심장제세동기가 대부분 설치돼 있으니 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심장이 멈춰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서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의 원인이 되는 것들과 이별을 선언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을 피하려면 기름진 음식을 삼가고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게 좋다. 김병극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환자 스스로 자기의 위험인자를 교정하고자 하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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