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봄이 되면 경상북도 최남단에 위치한 청도에는 소싸움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그런 청도에는 소싸움 못지 않은 명물이 있다. '한재'라고 불리는 평양리, 음지리, 상리 세 곳에서 생산되는 미나리가 바로 그것이다. 화악산 자락에서 흘러나온 맑은 물을 머금고 자란 한재 미나리는 다른 미나리와 달리 속이 꽉 차있고 맛이 아삭아삭하다. 때문에 봄만 되면 청도 한재 미나리를 맛보기 위해 멀리 제주도에서까지 식객들이 찾아 든다.
KBS 1TV가 21일 밤 7시 30분에 방송하는 '한국인의 밥상'은 상큼한 봄 맛을 자랑하는 청도 미나리를 소개한다. 청도에서도 미나리로 유명한 한재는 물과 흙, 기후까지 삼박자가 어우진 '한재'다. 이런 미나리 맛을 보러 전국에서 사람이 몰리니 한재 지역 주민들은 3월만 되면 하루 12시간 이상씩 일을 해야 하는 수고로움도 견뎌야 한다. 한재 지역에서도 미나리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박정진(59)씨는 일손이 부족해 옆 마을에서 10명의 할머니를 모셔와 작업을 하고 있다. 점심시간이 되자 그의 아내는 어르신들을 배려해서 잘게 자른 미나리를 넣어 만든 장과 된장찌개로 비빈 미나리비빔밥과 미나리 물김치를 준비한다.
경상도에 청도 미나리가 있다면 전라도엔 나주 미나리가 있다. 나주와 청도의 미나리는 키우는 방식이 지하수와 비닐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분명 차이점도 있다. 그 중 가장 큰 차이는 음식문화다. 홍어로 무친 미나리홍어무침과 미나리된장나물, 미나리 오리탕까지 전라도식 미나리 요리는 경상도와 큰 차이가 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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